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게임·소프트웨어 관련주가 조정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충격에 직접 노출된 수출주와 달리 이들은 국내외 경기침체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성장주로 꼽힌다.
2분기 깜짝실적 올린 카카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톡 관련 사업(톡비즈)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톡비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389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5월 새로 시작한 카카오톡 대화 목록 내 광고상품(톡보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광고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억~3억원 수준인 하루 매출이 하반기에 5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조화로 기업 가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의 분사를 추진하면서 금융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고성장 중인 웹툰, V라이브 등 주요 비즈니스도 향후 독립을 통해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11월 1일자로 자산 6432억원,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회사로 분사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배력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연구원은 “네이버쇼핑은 간편결제와 상품의 다양성 등을 강점으로 삼아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네이버쇼핑 전체 거래액은 15조7000억원, 쇼핑이 기여하는 광고 매출은 870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작 출시 기대 커진 게임주
하반기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임주는 엔씨소프트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리니지2M’의 흥행을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게임시장의 주류 장르로 굳어지면서 높은 개발력과 인지도를 보유한 블록버스터급 게임으로 유저들이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달 사전예약에 들어가면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웹젠은 중국에서 출시한 게임이 흥행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정령성전'을 출시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웹게임 ‘암흑대천사'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출시한 2종의 게임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천마시공(과거 뮤IP 흥행작을 배출한 개발사)이 개발하는 진흥지인도 3분기 출시된다”며 “잇따른 신작 출시 효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고성장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 NHN한국사이버결제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결제 지급대행(PG) 서비스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해외 ‘직구족’의 결제 관련 신규 서비스도 기대가 크다.
전체 매출의 85%(작년 말 기준)를 차지하는 NHN한국사이버결제의 PG사업 매출은 최근 5년(2014~2018년)간 연평균 33%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엔 4669억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보다 27%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
1인 방송 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아프리카TV는 최대 분기 실적을 매번 새로 쓰고 있다. 플랫폼과 광고사업에서 동반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김한경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매출의 빠른 증가세는 다양한 국내외 스포츠 중계에 따른 신규 트래픽 유입과 카테고리 다각화 덕분”이라며 “하반기에 다양한 게임 신작이 출시되면 신규 광고주 유입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등 성장성이 부각되는 산업에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견고한 실적을 올렸지만 일시적인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성욱 파트너는 “정보통신 시험 인증 관련 사업을 하는 에이치시티 등을 추천했다. 이헌상 파트너는 덕산네오룩스, DB하이텍, 카페24 등을 추전주로 꼽았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