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투자은행(IB)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런던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금융회사의 글로벌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 계획이다. 그는 지난 27일 하루에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슈로더 등 5곳의 기관투자가를 만났다.
조 회장은 슈로더를 비롯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무역갈등 등 단기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금융회사 등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기축통화국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축통화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6개국이 꼽힌다. 조 회장은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뿐 아니라 환율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환헤지가 필수적”이라며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유동성 있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 말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핵심 금융허브인 런던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한은행 런던지점은 올초 그룹 차원의 IB데스크를 설치했다. IB데스크는 IB딜 창구 역할 및 유럽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인 신한생명도 지난달 런던에 사무소를 열었다.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은행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