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이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거듭 반복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는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원정도박 혐의에 관련한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양현석은 포토라인에 서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통상적인 사과의 말도 없었다.
취재진이 원정도박 외에 성접대, 환치기, YG엔터테인먼트 미국 법인 연루 등 관련 의혹과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질문했지만 "경찰조사에서 밝히겠다"는 말만 했다.
양현석에 앞서 같은 혐의로 지난 28일 소환된 빅뱅 전 멤버 승리는 12시간의 조사 후 "도박 혐의는 인정하지만 환치기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현석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양현석과 승리는 마카오, 미국 라스베이커스 호텔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현지에서 돈을 빌려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현석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지난 5년 동안 한 번에 6000만~7000만원을 주고 11차례에 걸쳐 칩을 바꿔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양현석 전 대표는 도박 자금을 YG엔터테인먼트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회계 정보시스템에 접속해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했다. 양현석이 회삿돈을 도박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한 것. 혐의점이 확인되면 양현석은 횡령죄까지 추가하게 된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 미국 법인이 양현석의 도박 자금에 이용됐는지도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YG 미국 법인과 금융 거래 내역 조사를 받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은 원정 도박에 앞서 성접대, 경찰 유착 의혹도 받았다. 특히 공소시효가 한달 여 남은 성접대에 대해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지만, 이번에 다시 성접대와 관련해 수사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은 2014년 서울 한 고급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들을 접대하고,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여성들은 양현석과 친분이 있는 정마담의 주선으로 외국인 재력가가 비용을 댄 유럽여행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은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불거졌다. 정마담은 예고편이 공개됐을 당시 양현석에게 "경찰조사까지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혀 '유착'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양현석의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양현석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을 받고 대표 프로듀서 직에서 물러났다.
공익 제보자 한모 씨는 2016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체포됐고,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한씨는 이 과정에서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고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폭로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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