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전에 잡자"…서울 청약경쟁률 2년 만에 '세자릿수'

입력 2019-08-29 08:31
수정 2019-08-29 08:50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에 공급된 9억 미만 아파트에 '예상대로' 통장이 몰렸다.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세자릿수의 평균경쟁률이 3년 만에 등장했다.

2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3구역을 재건축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 결과 89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8134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이 203대 1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84㎡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분양가가 9억원이 안돼 대출이 일부 가능한데다, 서울에서 향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청약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전용 84㎡E형에는 1가구 모집에 1123명이 몰려 112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나머지 타입에도 세자릿수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초소형으로 분양가가 낮은 편인 41㎡형에도 청약자들이 몰려 10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에서 청약경쟁률은 꾸준히 높은 편이었지만, 이처럼 평균경쟁률로 세자릿수가 나온 경우는 드물었다. 2017년 9월 신반포 자이가 98가구 모집에 1만6482명이 몰리면서 168대1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서초구에서 공급되는데다 분양가 규제가 적용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3.3㎡당 4250만원에 아파트가 나오면서 수요자가 몰렸다.

비강남권으로는 3년 만이다. 2016년 11월에 분양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1순위 평균경쟁률로 156대 1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1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전이었다. 11·3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주요지역과 과천에서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금지됐고, 1순위를 당해지역으로 분리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이 부풀려지는 것을 막는 조치가 포함됐기에, 서울에서는 그동안 인기 단지라고 하더라도 세자릿수 청약경쟁률을 보기는 드물었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3년 만에 세자릿수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울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에 공급되는데다, 주변 시세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낮은 분양가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의 평균분양가는 3.3㎡당 2813만원이다. 전용 84㎡는 8억9000만원대에 공급됐다. 인접한 단지인 ‘이수 힐스테이트’의 매매가가 3.3㎡당 3550만~3580만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당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이 지연·중단될 우려가 있다. 공급이 적어지면 청약에서 당첨될 확률도 낮아진다. 전매제한 기간이 늘어나는 점도 부담스럽다보니 청약을 서두르는 수요가 이 단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30일 모델하우스 개관을 앞둔 아파트들도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들인데다, 분양가가 전용 84㎡기준으로 9억원을 넘지 않는다. 대우건설은 서대문구 홍제동 제 1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짓는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832가구에서 전용면적 49~75㎡ 32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롯데건설은 거여2-1구역에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을 분양한다. 총 1945가구 대단지 중 74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8억8000만~8억9000만원대다. 대림산업은 은평구 응암2구역 주택재개발 아파트인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분' 118가구를 공급한다. 입주가 2020년 5월 예정으로 빠른 편이다. 분양가는 전용 44㎡가 4억2000만~4억7000만원대이며, 59㎡는 5억7000만~ 6억5000만원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