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만나는 차승원표 코미디…‘미스터 리’, 코미디가 실화를 만났을 때 (종합)

입력 2019-08-29 17:17
[김영재 기자] 영화 ‘럭키’ 이계벽 감독과, 코미디 영화로 한국 영화계와 전성기를 같이한 배우 차승원이 이번 추석 극장가에웃음보따리 하나를 선사한다. 과연 두 남자는 ‘추석에는 코미디’를 현실화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이하 미스터 리)’의 언론시사회가 2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계벽 감독, 배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이 참석했다.‘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좌충우돌 코미디. ‘럭키’로 697만 관객을 동원한 이계벽 감독의 신작으로, 전작이 미스터리 액션 코미디 영화였다면 이번 ‘미스터 리’는 앞에는 웃기고 뒤에는 울리는 소위 ‘한국형 코미디 영화’를 표방한다. 이계벽 감독은 “울음을 유도하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며, “마지막 엔딩에 필요한 철수의 진심, 주변 사람들의 진심 등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고 소개했다.신파의 중심에는 지난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있다. 해당 참사는 영화 ‘로봇, 소리’에도 등장한 바 있다. 이계벽 감독은 민감한 사건을 극에 등장시키는 것에 관해 “당연히 조심스러웠다”고 운을 뗐다. 참사와 관계된 여러 사람을 만난 후 그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영화를 안 만들면 안 되겠다’였다. 그는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그 고통 속에 살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최대한 진솔하고 자세히 그려야겠다는 기준이 있었다”고 알렸다.차승원이 주인공 철수 역을 맡았다. 철수의 과거 직업은 소방관으로, 그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서 수많은 인명을 구한 “소시민 히어로”다. 차승원은 “사고 부분을 찍을 때 아프고 힘들었다”며, “전반부와 회상 부분의 격차를 이해시킬 수 있는 구도로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했다.영화 ‘이장과 군수 이후 12년 만의 코미디 영화 출연이다. 그간 차승원은 영화 ‘신라의 달밤’부터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등을 통해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그간 왜 코미디 영화 출연을 꺼렸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차승원은 “적당한 작품이 없었다. 마음이 크게 동하는 작품이 없던 것이 이유 중 하나”라고 입을 열었다. ‘미스터 리’를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는 “예전에 출연한 코미디물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라며,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내 사고 방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과 달라졌는데, 그것을 녹여낼 수 있는 코미디를 만나면 어떨까 생각하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고 설명했다.물론 그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차승원은 “커다란 사고가 끝에 나온다. 시나리오를 읽고 든 생각은 ‘아 과연 이걸 코미디 장르로 풀 수 있을까?’였다”며, “앞에는 웃음이 뒤에는 감동과 눈물이 있는 그런 영화로 흐르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보다는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따뜻함과 행복함이 우선으로 다가왔기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답했다.철수의 딸 샛별 역은 영화 ‘미쓰 와이프’, OCN ‘작은 신의 아이들’ ‘킬잇’, KBS2 ‘추리의 여왕’ 시즌2 등을 통해 그 연기력을 탄탄히 쌓아 온 엄채영이 맡았다. 샛별은 어린 나이에 큰 병에 걸려 학교가 아닌 병원에서 생활하지만 언제나 당차고 씩씩한 아이다. 캐릭터 소화를 위해 실제 삭발까지 감행했다는 후문. 엄채영은 “머리를 많이 민 탓에 따끔하고 열이 많이 나 힘들었다”며, “몸이 아프지만 굳세게 버티고 있는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했다”고 했다.‘미스터 리’로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한 박해준은 자나 깨나 형 걱정뿐인 동생 영수 역을 맡았다. 마지막 인사에서 그는 “우리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한다”며, ‘미스터 리’의 구호 “추석엔 코미디”를 힘차게 외쳤다. 9월11일 개봉.(사진제공: NEW)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