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벤처투자 2~3배 늘릴 것"

입력 2019-08-28 17:31
수정 2019-08-29 01:18

농협금융그룹이 올 하반기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두세 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은 28일 서울 충정로 농협금융 본사에서 열린 ‘NH디지털 챌린지+ 1기 데모데이’에서 “금융과 농업,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이 같은 ‘개방형 혁신 전략’을 하반기에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농협금융이 지난 4월부터 운영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NH디지털 챌린지+ 1기’ 우수기업의 사업전략도 발표됐다. 총 33개 스타트업 중 10곳이 뽑혀 투자자 및 일반인 400여 명을 대상으로 데모 제품과 사업 모델 등을 소개했다. 농협금융은 이들에게 사무공간과 경영컨설팅을 제공하고 초기 운영자금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식당에 필요한 식재료를 찾고 연결해주는 플랫폼 ‘오더플러스’를 개발한 엑스바엑스는 촘촘한 사업 확장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이 플랫폼에선 5만5000여 종의 식재료를 한데 모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다.

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는 “2014년 창업 후 막막한 때가 많았지만 농협금융의 자금과 네트워크를 지원받으며 희망이 생겼다”며 “3년 안에 거래처 2만5000개를 뚫고 10조원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말했다. 베트남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관광객의 짐을 보관해주는 ‘백스테이션’, 부동산 개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스페이스워크’ 등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하반기 출범할 2기에는 투자 규모를 기존의 두세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며 “내년에는 그보다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1기 운영기간은 6개월이지만 연장을 원하는 스타트업과는 계속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이제는 함께 다양한 실험을 하며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농협금융의 혁신적인 시도를 환영한다”고 격려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