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13㎞ 레이싱 생중계…SKT '차세대 5G'로 해냈다

입력 2019-08-28 17:26
수정 2019-08-29 01:05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최고 시속 213㎞로 달리는 경주용 차량에서 차세대 5세대(5G) 이동통신망인 28기가헤르츠(㎓) 초고주파를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5G 서비스는 통신 속도가 지금보다 이론상 최소 4~5배 빠르다. 두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서비스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을 시연, 검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SK텔레콤 등 통신 3사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차세대 5G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세계 첫 시연 성공

SK텔레콤은 이번 테스트를 위해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F1서킷)에 여러 개의 5G 28㎓ 초고주파 상용 기지국을 설치했다. 경주용 차량 운전석에 28㎓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네 대를 장착한 뒤 시속 213㎞로 달렸다. 차량이 고속 주행하는 동안 갤럭시S10 5G 카메라 네 대가 찍은 영상은 28㎓ 기지국과 중계 시스템을 거쳐 차고지에서 실시간 멀티뷰로 생중계됐다.

SK텔레콤 연구원은 “다양한 각도로 중계되는 화면을 통해 마치 경주용 차량에 탑승한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3GPP(이동통신 국제표준화단체) 표준 규격 기반의 5G 28㎓ 상용 기지국과 단말기를 활용해 시속 200㎞ 이상의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 전송 테스트에 성공한 것은 SK텔레콤이 세계 처음이다. 통신업계는 28㎓ 주파수가 통신 속도는 빠르지만 직진성이 강해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SK텔레콤은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이를 극복했다. 이번 테스트에선 5G 28㎓ 기지국 간 데이터를 끊김 없이 넘겨주는 ‘핸드오버’ 기술 등을 적용해 시연에 성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속 주행 중에도 핸드오버가 원활히 이뤄져 끊김 없이 생중계할 수 있었다. 데이터 통신 속도가 약 1Gbps(초당 기가비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등 활용

SK텔레콤은 ‘5G 데이터 샤워’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샤워기에서 순간적으로 나오는 물살처럼 영화 등 고용량 데이터를 순식간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8㎓ 초고주파는 건물 등 장애물 영향으로 전파가 약해지는 특성이 있다”며 “5G 데이터 샤워 기술을 적용하면 이동체 움직임을 예상해 빔을 쏘듯 한 곳으로 데이터 신호를 증폭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소개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정보통신기술)센터장은 “차세대 5G 기술 상용화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을 도입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통신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초고주파 28㎓에서는 현재 5G 서비스에 사용하는 3.5㎓에서보다 여덟 배 넓은 대역폭을 활용, 최대 20Gbps 속도를 낼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오는 10월께 통신장비를 확보해 차세대 5G 상용망 테스트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