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관, 불량 한약재 국내 유통 조직 적발…127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

입력 2019-08-27 16:01
수정 2019-08-27 16:04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 불량 한약재를 대거 국내로 들여와 전국 약재시장과 한의원에 유통한 한약재 수업 업체들이 세관에 적발됐다.이들 한약재를 시가로 환산하면 12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약사법 위반 혐의로 한약재 수입업체 3곳을 적발하고, 업체 임직원 등 6명을 부산검찰청에 고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들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입기준에 맞지 않는 127억원 상당의 한약재 2947t을 몰래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수입한 한약재는 대한민국약전 등 규격집에 수록되지 않아 수입할 수 없는 한약재가 포함돼 있었다. 성분 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아 성분을 알 수 없는 불량 한약재를 정상 한약재와 함께 들여오기도 했다.

통관대행업체·보세창고 직원과 공모한 뒤 부적합 한약재는 안쪽에 숨기고 정상 수입된 재료는 전면에 배치해 품질 검사 기관에서 정상 한약재를 샘플로 수거해 가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한약재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0.3ppm)을 초과한 0.5ppm이 검출돼 검사기관으로부터 반송 조치를 지시받자 국내에서 확보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품목을 대신 반품하고 이들 한약재를 몰래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한약재는 부산, 대구, 광주, 경북 등 전국 약재시장과 한의원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오가피, 홍화, 계피, 맥문동, 돼지감자, 현삼, 백출, 진주모 등이 적발된 품목이다.

부산본부세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업해 약사법 위반 혐의가 있는 약재 115t에 대해 검사한 뒤 20t을 긴급회수해 폐기·반송 조치했다.세관 관계자는 “실제 수입품목 가격보다 평균 20%에서 최대 55%가량 가격을 낮춰 신고해 11억원대 세금 포탈을 한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