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속속 입점…도산공원 상권 뜬다

입력 2019-08-27 14:50
수정 2019-08-28 02:58
서울 강남 도산공원 주변 상권이 떠오르고 있다. 1980~1990년대 최신 트렌드의 선두에 섰던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비싼 임차료에 공실이 늘고 있지만, 도산공원 상권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선두로 핫한 식음료(F&B) 매장, 스포츠 브랜드, 편집숍, 명품 브랜드까지 몰리고 있다. 김주환 원빌딩 전무는 “최근 몇 년 사이 청담동 명품거리 상권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함께 부진했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다시 도산공원에 매장을 내면서 상권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패션, 베이커리 매장 몰려

도산공원 주변은 2~3년 전부터 압구정로데오 상권의 비싼 임차료를 피해 넘어온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편집숍들이 자리를 잡으며 뜨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 스트리트 브랜드인 스투시와 칼하트, LMC, 프리미엄 편집숍 카시나, 웍스아웃, 미스치프 등이 도산공원과 압구정로데오 거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패션·상권 분석 전문가인 김성호 테넌트뉴스 대표는 “도산공원 주변이 스트리트 문화라는 서브컬처 문화의 발신지로 바뀌면서 브랜드와 고객이 압구정로데오에서 신흥 도산공원 상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압구정로데오는 공실이 여전히 많지만 도산공원 주변은 임차 대기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도 도산공원 주변과 골목으로 진입했다. 원조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디올은 2015년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 매장을 개설했다. 스웨덴 고급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Byredo)도 지난 4월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산공원에 선보였다. 프랑스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Baccarat)도 매장을 준비 중이다.

도산공원 주변 상권이 인기를 끌자 대기업 브랜드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2017년 4월 컬처 브랜드를 표방하며 서점과 베이커리, 쿠킹 스튜디오가 함께하는 쿠킹라이브러리를 열었다. 지난 5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가 도산공원 인근에 연 플래그십스토어도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펠트’와 연계했다.

블랙야크의 자연 친화 브랜드인 ‘나우하우스’도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경기 안양의 유명한 로컬 빵집인 ‘맛나제과’와 협업해 1층과 루프톱을 카페 공간으로 제공했다. 유명 편집숍인 퀸마마마켓도 스페셜티 로스터리커피전문점인 매뉴팩트커피와 결합해 매장을 열었다.

건물 가격 상승세…3.3㎡당 2억5000만원

도산공원 인근은 예전부터 명품 브랜드숍이 들어선 일대라 땅값이 높았던 대표적인 고가 상권 중 한 곳이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침체하며 가격이 하락했지만 도산공원 상권은 꾸준히 가격이 오르며 압구정로데오를 넘어섰다.

원빌딩에 따르면 도산공원 메인 도로 쪽 건물은 최근 건물 연면적 3.3㎡당 2억50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2006년만 해도 3.3㎡당 1억원대에 거래되던 상권이다. 반면 압구정로데오 메인 도로 쪽 건물은 3.3㎡당 1억2000만원에 시세가 이뤄져 있다. 2009년 1억3000만원대에 실거래됐다. 김주환 전무는 “도산공원은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침체해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며 경기를 안 타고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며 “도산공원 상권은 길도 짧고 건물이 많지 않아 수요가 공급보다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