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 제공사업자(CP) 간 인터넷망 사용료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는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은 27일 서울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망 사용료는 민간에서 계약할 부분"이라며 "정책 결정자들이 통신사와 CP를 믿고 잘 협상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총괄 부사장(사진)은 "(정부가) 정책, 규제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수 있는 문제"라며 그동안 제기돼온 CP의 통신망 '무임승차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페이스북은 행정소송,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과 상관없이 계속해 국내 통신사들과 성실히 협상해왔으며 비용도 지불해왔다. 여전히 공짜 망, 무임승차 등의 오해가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2015년부터 서비스 인프라 비용과 관련해 각사가 동의한 내용에 따라 정확히 지불해 왔다.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통신사와도 성실히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방송통신위원회 상대 행정소송(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소송)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2016년 말 페이스북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한 것에 대해 방통위가 작년 3월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 시정조치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행정소송이다. 법원은 페이스북의 서버 접속경로 변경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고의로 이용자에게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소명하고자 했다. 재판 결과를 환영한다"며 "통신사 협조를 받아야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이슈로 국내 통신사들과 현황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부연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이른바 상호접속고시 개정 탓으로 돌렸다. 2016년 상호접속고시 개정으로 통신사끼리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원칙이 폐기되고 종량제 방식의 상호 접속료가 생겼다.
박 부사장은 "무정산 방식에서는 전혀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호접속고시 변경으로 국내 통신사들 입장이 달라졌다"며 "상호접속고시가 마련되면서 CP와 ISP 간 상생 환경에 좋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우위를 선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이용자 확대와 서로의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통신사와 페이스북 중 누가 우위를 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페이스북이 한국 광고매출 세금을 국내에 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 매출 신고를 연내 마무리하려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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