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멜로가 체질’의 천우희가 시청자들의 연애 공감 버튼을 제대로 눌렀다.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환동(이유진)과 긴긴 연애 대서사시를 회상한 진주(천우희). 설레고 달달했다가, 불같이 싸웠다가, 또 사랑했다가를 반복했던 그 시간들은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연애를 돌아보게 했다.
#1. “우리가 나눈 키스가 달달했던 이유가 그 때문만은 아니었겠지. 사랑이었다.”
교수님의 강의가 한창인 강의실, 두 남녀는 자꾸만 눈이 마주쳤다. 진주와 환동이다. 결국 진주가 먼저 “밥 먹을래?”라며 환동에게 다가갔고, 둘은 떡볶이를 나눠 먹었다. “용기가 안 날 것 같아서”라며 내내 소주를 마시고 있던 진주는 “자, 이제 나한테 하고 싶은 말 해”라고 환동에게 자신이 마시던 소주를 건넸고, 곧장 몇 모금을 들이키던 환동은 “좋아해, 너”라고 용기를 냈다. 그렇게 둘은 시작했다. 맵디매운 떡볶이도, 쓰디쓴 소주도 달게 느껴지는 설레는 연애를 말이다.
#2. “이미 알고 있던 서로의 다름을, 처음과는 다르게 용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둘은 점차 익숙해졌다. 서로에게도, 다툼에도. “여러 번의 다툼이 헤어짐은 아니라는 것을 서로 암묵적으로 믿게 된 어느 시기, 그 믿음에 안심하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심 안에서 이미 알고 있던 서로의 다름을 처음과는 다르게 용인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툼은 반복되어가고 더욱 치열, 아니 치사해졌다”는 진주의 말처럼, 익숙함에 속아 서로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진주와 환동은 이유도 기억나지 않는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다. 단 한마디로 헤어짐과 재결합을 완성하는 경지에 이를 만큼 관계에 대해 가볍게 여기게 된 것.
#3. “그놈을 잊지 못해서가 아니야. 고생했던 내 마음을 잊지 못해서지.”
결국 상처도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상대의 마음을 애써 할퀴어가며 헤어진 길고 구질구질한 연애의 끝. 사흘 밤낮을 울었다던 진주는 “눈물의 이유는 그놈을 잊지 못해서가 아니야. 고생했던 내 마음을 잊지 못해서지”라고 했다. 긴 연애 끝의 헤어짐이 아쉽고 슬픈 이유는 상대방에 대한 미련보다는 긴 시간 고생했던 자신의 마음에 대한 미련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달달한 시작을 지나 전쟁 같던 전개를 거쳐 씁쓸한 결말의 연애를 경험하고 더 이상 “사랑은 없다!”라고 선언했던 진주였지만, 그녀에게도 새로운 멜로가 싹트려 한다. 재수 없고 자뻑만 넘친다고 생각했던 범수가 색다르게 그녀의 마음에 자리 잡은 것. 늘 장난기 가득했던 범수가 가끔씩 진심을 내비칠 때마다 ‘심쿵’ 해버린 진주. 그녀는 지난 사랑을 완벽하게 잊고 새로운 멜로를 시작할 수 있을까.
‘멜로가 체질’ 매주 금, 토 밤 10시 50분 JTBC 방송.
박미라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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