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61·사진)을 보여주는 키워드는 ‘변화’와 ‘도전’이다. 김 회장은 채권업으로 시작해 금융업, 통신업 등 37년간 다양한 업종에서 일해왔다. 1982년 서울 명동에서 채권을 되파는 방법으로 큰돈을 벌어 이름을 알린 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세종텔레콤이라는 유무선 종합통신 서비스 기업을 일궈냈다.
김 회장이 이런 기업활동 경험을 담아낸 에세이 <김형진의 공부경영>을 지난달 출간했다. 중졸 학력으로 사업을 시작한 자신의 경영 인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회와 개인에게 이로운 기업을 일구고 싶었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업에 대한 관점과 목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걸 놓치면 성장은커녕 도태된다”며 “경영자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대응해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리더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사법서사 사무소 사환과 등기소 공무원 등으로 일했다. 1981년 명동에 진출해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외환위기가 터지자 동아증권을 인수했다. 세종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증권 서비스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11년 온세텔레콤을 인수한 뒤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한·중민간경제협력포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이사, 안익태 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김 회장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남은 비결로 ‘공부경영’을 꼽았다. “시장에서 터득한 저만의 경영 방식을 공부경영이라는 용어로 정의했습니다. 현장에서 뛰고 고민하고 답을 찾는 자세를 뜻하죠. 채권, 금융, 통신 등을 거친 과거의 경험이 하나로 연결돼 실패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구치소에 수감됐던 쓰린 경험도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김 회장은 1999년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는 “돈벌이에 몰두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세종’이라는 회사명에도 담겨 있다. “‘세종’은 세종대왕처럼 창의와 혁신 그리고 나눔 정신을 지향하겠다는 표현입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통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 이를 사회와 나누는 방식으로 세종만의 공유가치를 창출하자는 의미죠.”
무선, 유선, 전기공사, 블록체인, 커머스, ICT솔루션(보안, 결제, 모바일 앱 등) 등 6개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김 회장의 목표다. 그는 “ICT 시장을 연결하는 ‘세종 커넥티비티’를 완성하고 새로운 지능정보사회를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