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기업' 신라젠·현대로템 등 부진 여파…부·울·경 상장사 순이익 38% 뚝

입력 2019-08-21 14:31
수정 2019-08-22 00:50
올해 상반기 부산·울산·경남지역(동남권) 상장사 순이익이 신라젠 사태 등의 영향으로 38.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의 주력업종인 조선산업의 일부 업체가 흑자로 전환했지만 동남권 조선업체 전반에 온기가 퍼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동남권 지역 12월 결산 상장기업 174개사(유가증권시장 85개사, 코스닥시장 89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32조82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9억원(1.8%) 증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반면 순이익은 9442억원으로 5937억원(38.6%) 줄었고, 영업이익은 1조3695억원으로 1136억원(7.7%) 감소했다.

한국거래소는 올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어려워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수도권 대기업뿐만 아니라 동남권 상장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신라젠(부산)과 현대로템(경남)의 순손실 증가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신라젠은 ‘펙사벡’ 간암 3상 중단에 따라 무형자산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100% 자회사인 신라젠바이오테라퓨틱스에 대한 종속기업 투자주식을 전액 손실 처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순손실이 1740억원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철도와 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영업손실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1177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동남권 매출 증가율 1위 기업은 쿠쿠홀딩스(163.9%, 경남)로 기록됐으며 대양전기공업(76.3%, 부산) 세진중공업(72.4%, 울산) STX엔진(70.3%, 경남) 대창솔루션(69.8%, 부산) 등이 뒤를 이었다.

순이익 증가율 1위는 화승인더스트리(8105%, 부산)로 나타났다. 대동기어(2100%, 경남), 동성화인텍(2051%, 부산) 한국카본(1124%, 경남), 성광벤드(705%)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동남권 25개 조선업체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은 8조22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조9793억원)보다 3.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602억원으로 지난해(6344억원)보다 27.5% 줄었다. 전반적으로 조선업이 어렵긴 했으나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나왔다. 삼강엠앤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4% 증가한 5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억2066만원으로 전년 동기(-26억6191만원)와 비교했을 때 흑자전환했다.

동남권 상장기업 174개사 중 상반기 흑자기업은 74.7%인 130개사(흑자지속 113개사, 흑자전환 17개사)로 집계됐다. 적자기업은 25.3%인 44개사(적자지속 23개사, 적자전환 21개사)로 조사됐다.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조4086억원(1.6%) 증가했고, 부채는 520억원(0.1%) 감소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