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장대호 "흉악범이 양아치 죽인 것, 죽을 짓 했기에 반성 안해"

입력 2019-08-21 14:39
수정 2019-08-21 14:40

숙박비 4만원을 내지 않고 반말을 썼다는 이유로 모텔 투숙객을 토막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는 38살 장대호인 것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는 모텔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뒤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증거가 확실한 만큼 신상 공개가 공익에 부합한다면서 장대호의 신상을 공개했다.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는 21일 수감 중인 일산동부경찰서를 나와 수사팀이 꾸려진 고양경찰서에 오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얼굴이 공개됐다.

이날 오후 1시 40분경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장대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들에 대해서도 "전혀 미안하지 않다"면서 "고려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종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종부가 잊지 않고 복수했다"는 말을 하면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이 장대호의 말을 저지하고 이동을 시키려 하자 "왜 말을 못하게"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피의자 장대호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A(32)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해 12일 새벽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A씨 시신 일부인 몸통 부위가 한강에서 처음 발견된 지 닷새 만인 지난 17일 오전 1시께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그는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홧김에 살해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장씨가 자수하는 과정에서 서울지방경찰청에 먼저 찾아갔더니 직원이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하는 등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장대호는 지난 17일 새벽 1시경 서울경찰청 정문 안내실에 방문했다. 당시 당직 경찰은 장씨에게 구체적 자수 경위를 물었으나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 하겠다"면서 답변을 하지 않자 인근 종로경찰서로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장씨는 택시를 타고 종로경찰서에 도착해 자수했다. 종로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고양 일산 동부경찰서로 A씨를 이송시켰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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