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최근 1개월간 1.71% 손실
3분기 경기 둔화 우려에 ‘홍콩 리스크’까지 불거져
미·중 무역분쟁이 격해진 가운데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최근 조정으로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만큼 수익률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중국펀드 수익률은 22.41%로 조사 대상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400선까지 떨어졌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4월 장중 3299.45로 올라 1년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하고 홍콩 시위까지 격렬해지면서 최근 1개월간은 1.71% 손실을 봤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A클래스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 -15.34%) ‘맥쿼리차이나Bull 1.5배’(-11.68%)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11.11%) 등의 성과가 안 좋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홍콩 리스크(위험), 3분기 경기 둔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예상보다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추가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주말 무력 진압 우려까지 나왔던 홍콩 시위가 평화롭게 끝난 것이 안도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9일 홍콩H지수가 10,000선, 중국 상하이지수가 2800선을 회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의 무력 진압은 홍콩, 중국 경제는 물론 아시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 것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졌다. 전종규 연구원은 “상하이지수가 2600선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2600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9.5배 선으로 지난 10년간 평균(12.0배)보다 20% 이상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책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주 발표한 7월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등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제 지표가 확인된 만큼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새로운 금리정책을 발표해 유동성을 공급한 것도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베트남펀드, 한 달간 1.45% 수익
'나홀로' 플러스 수익률…"中 대체할 생산 기지로"
베트남펀드가 8월 글로벌 조정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생산기지가 될 것이란 전망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20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0개 베트남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5%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수익을 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한 달간 평균 3.22% 손실을 봤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신탁 ‘KINDEX베트남VN30’이 한 달간 4.5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3.64%)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3.11%) ‘한화베트남레전드’(2.91%)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2.51%) ‘미래에셋베트남증권’(2.48%)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한국 증시를 비롯해 세계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지만 베트남 증시는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신흥국전략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피해 중국 공장들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베트남이 가장 많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것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베트남 상장사들이 좋은 실적을 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베트남의 코스피지수인 VN지수에서 시가총액의 23.2%를 차지하는 빈그룹과 관련주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빈그룹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순이익은 89.6% 늘었다.
이 영향으로 빈그룹은 지난달 29일 1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임대, 자동차, 스마트폰 제조 분야의 매출이 크게 늘어 전체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펀드가 조정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입소문에 펀드로 자금도 몰리고 있다. 올 들어 베트남펀드에는 1163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돈이 새로 들어왔다. 이재선 연구원은 “베트남은 중장기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자본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최만수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