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ed 1% 금리 내려라" 압박

입력 2019-08-20 16:13
수정 2019-11-12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Fed)에 또 다시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와 양적완화(QE)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일부 양적완화와 함께 기준금리가 꽤 단기간에 최소 1%포인트 인하돼야 한다”며 “그렇게되면 우리 경제는 더 좋아질 것이고 세계 경제도 현저하고 빨리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Fed 의장)과 Fed의 끔찍한 비전 부족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매우 강하다”며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목적으로 경제가 나빠지도록 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Fed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 “달러가 매우 강해 세계의 다른 곳을 심하게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위해 금리를 내리라는 주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800포인트 급락하는 등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미국으로 번진 가운데 나왔다. Fed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당시 파월 의장은 “장기적 연쇄 금리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며 ‘보험성 금리 인하’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맹비난해왔다.

그럼에도 Fed 내에선 신중론이 여전하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올 하반기에 2%에 무척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격적 금리 인하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미국과 달리 경기하강이 뚜렷한 다른 나라들은 속속 금리 인하에 가세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준금리보다 0.1%포인트 낮은 연 4.25% 고시했다. LPR는 향후 대출 기준금리와 유사한 역할을 할 전망이어서 사실상 기준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둔화가 빨라지자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에 나선 것이다.

멕시코 중앙은행도 지난 15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8.25%에서 연 8.00%로 인하했다. 멕시코의 기준금리 인하는 2014년 6월 이후 5년만이었다. 멕시코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를 기록했고 2분기 성장률도 0.1%에 그쳤다.

뉴질랜드, 인도, 태국도 지난 7일 기준금리를 내렸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유럽의 경기둔화에 따른 조치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연 1.0%로 인하했다. 인하폭이 0.5%포인트로 시장 예상치(0.25%포인트)보다 컸다.

인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5.75%에서 5.40%로 0.35%포인트 낮췄다. 올 들어서만 2월, 4월, 6월에 이은 네번째 기준금리 인하였다. 태국도 4년여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1%로 동결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 주저없이 추가 완화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