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없는리뷰] ‘사자’, 안성기가 승자다

입력 2019-08-18 10:00
수정 2019-08-19 09:51
[김영재 기자] 지난달 31일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가 개봉했다. 결말 ‘스포’는 없다.★★☆☆☆(2.8/5)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손에 정체불명의 상처가 생긴다. 구마자로부터 안 신부(안성기)를 구해 낸 용후는 그 상처가 성흔임을 알게 된다. 한편, 안 신부 뒷모습에 아버지를 투영한 용후는 성흔을 이용해 안 신부의 구마를 돕는다. 구마 복식조가 된 두 사람은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빼앗아 악마에게 제물로 바치는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쫓는데….‘사자’를 향한 기시감과 우려는 배우 안성기로부터 출발한다. 그가 영화 ‘퇴마록’에서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고 믿는 박 신부를 연기해서다. 그는 두 작품 모두에서 십자가를 들고, 또 십자가를 긋는다. 이에 제작보고회에서 안성기는 “이야기, 캐릭터, 비주얼 모두 ‘퇴마록’과는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 배우’의 말대로 둘은 서로 다르다. 전자가 흠결투성이라면, 후자는 일말의 재미는 있다. 영화 ‘리얼’과의 비교는 과장이다.특히 CG가 볼만하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덱스터스튜디오가 부마 현상을 비롯해 용후의 ‘불 주먹’까지 실제처럼 구현해 냈다. 총 세 명의 부마자가 극 중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꿈에 나올까 봐 무서운 비주얼이다.그러나 여기에 영화 ‘검은 사제들’ 영신은 없다. 카메라는 어떻게 하면 부마자가 더 무섭게 보일까에 집중한다. ‘사자’에서 부마자는 주인공이 불로 태워 버리는 악당1에 불과하다. 더불어 아버지 사후 더는 신을 믿지 않는 용후가 그 무너진 믿음을 안 신부의 믿음론을 통해 재구축하는 과정은 다분히 피상적이라 인물에 이입이 힘들다. 용후가 신(神)에게 “왜 가만히 있어요” 하는 신(Scene)이 그 증거. 안타까움이 가슴을 두드려야 마땅하나 관객은용후가 빨리 악당과 한판 붙기만을 바랄 뿐 그의 울분을 끌어안지 못한다.그렇다고 액션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 영화 ‘블레이드’가 떠오르는 건곤일척은 협소한 공간이 그 의도와 반대로 장애물로 작용하고, 또 주인공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과정은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그 시절 ‘블레이드’는 테크노 음악으로 액션에 멋과 템포를 부여했다. 반면 ‘사자’는 그 멋을 모른다. 특색이 없다. 극 중 인물의 각성은 촌스럽기만 하다.게다가 속편을 암시하는 문구가 다시 한번 실소를 불러일으킨다. ‘사자’를 시작으로 일명 ‘사자 유니버스’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김주환 감독. 영화 ‘청년경찰’의 흥행으로 그가 얼마나 자신감이 팽배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 ‘사자’는 창작자의 무모한 도전이 얼마나 큰 웃음거리가 될 수 있는가를 가리키는 또 하나의 예시가 될 듯하다.박서준, 안성기, 우도환까지 캐스팅만큼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우도환은 그 창백한 얼굴이 뱀과 딱 맞아떨어져공포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구마 예식의 스릴에 액션을 덧대고자 한 시도는 일부가 성공했을 뿐, ‘사자’는 조리에 실패한 퓨전 요리다. 확실히 무섭지도 않고 확실히 화끈하지도 않다. 영화 ‘사바하’를 보고 나서는 믿음에 대한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면, ‘사자’의 잔존물은데뷔 63년 차안성기의 건재함뿐이다.특히 ‘멋있는 박서준’은 적역(適役)과 별개로 이제 지겹다. 부디 ‘사자’가 그가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