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2008년 12월 이후 10여년만의 금리 인하다. 또 양적긴축(QT)도 예정보다 두달 이른 8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유럽 등에 이어 미국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전세계가 다시 ‘완화의 시대’로 나아갈 전망이다.
Fed는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 2.25~2.5%에서 2.00~2.25%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FOMC 위원 가운데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이미 밝힌 대로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Fed는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경기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또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안에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Fed는 또 대차대조표(자산) 축소를 오는 8월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9월말보다 두달 빨리 QT를 중단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 전일 지난 30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큰 폭의 금리인하와 즉각적인 양적긴축(QT)의 중단을 보길 원한다”고 Fed를 압박했었다.
이번 인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의 기조 전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Fed는 2008년 12월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00~0.25%까지 떨어뜨렸다. 또 ‘양적완화’(QE) 정책을 펴 3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자 Fed는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긴축기조로 돌아섰다. 이어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에는 4차례 0.25%씩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를 2.25~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투자 등이 급감하자 올들어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