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3M오픈 우승자 매슈 울프의 스윙은 괴상하기로 치면 짐 퓨릭(이상 미국)의 ‘8자 스윙’을 능가한다. 흥미롭기로는 최호성(46)의 ‘낚시꾼 스윙’을 넘어선다는 말도 듣는다. 보기에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에서다.
어드레스에서 마치 타깃을 흘끔 쳐다보기라도 하는 듯 어깨를 살짝 타깃 쪽으로 열었다가 다시 닫는다. 동시에 왼무릎과 오른무릎도 ‘움찔’하며 타깃 쪽으로 돌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여기에 양손을 타깃 방향으로 밀었다가 뒤로 빼는 ‘핸드 포워드’까지 한다. 백스윙은 ‘퓨릭의 8자 스윙’과 반대다. 클럽 헤드를 등 뒤로 들어 올리지 않고 완전히 바깥쪽으로 밀어 올린다. 결과적으로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가 지면과 이루는 각이 척추각과 거의 평행을 이룬다. 흔히 ‘좋지 않은 백스윙 톱’으로 지적되는 ‘크로스 오버(클럽헤드가 타깃의 오른쪽을 가리키는 상태)’다. 다운스윙에서도 큰 폭의 ‘샬로윙(등 뒤로 클럽헤드를 떨어뜨리는 동작)’을 한다. 왼발은 버바 왓슨(미국)처럼 들었다가 디딘다. 야구로 보면 백스윙은 타자를, 다운스윙은 투수(언더핸드 투구)를 닮았다.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어설픈 생각으로 따라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레슨 명장’ 고덕호 PGA아카데미 대표는 “울프처럼 백스윙이 과도하게 바깥쪽으로 빠진 뒤 안쪽으로 들어오는 ‘크로스 동작’을 하다 보면 ‘좌탄’이나 ‘우탄’ 등 공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울프가 공을 똑바로, 그것도 350야드를 펑펑 보낼 수 있는 비결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고 프로는 “우리나라 클럽 챔피언 중에서도 울프처럼 특이한 동작을 가진 분이 많다. 엄청난 연습과 실전 경험으로 틀을 갖춘 고수들이다. 울프 역시 자신만의 다운스윙 궤도를 정확히 알고 치기 때문에 일정한 샷을 구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움찔거리는 몸짓은 프로들이 대개 갖고 있는 ‘트리거 포인트’, 즉 몸에 스윙의 시작을 알리는 자신만의 신호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며 “동작이 꽤 크다 보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