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중 무역전쟁, 종전 아닌 '2차 휴전'…"IT株 수요심리 개선 기대"

입력 2019-07-01 08:17
수정 2019-09-27 00:01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재개 등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합의에 이어 2차 휴전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아 ‘깜짝 결과’로는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무역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두 정상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90분 가량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기업들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일부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결과는 금융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깜짝 결과는 아니지만,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특히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당분간 진정될 수 있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라며 “정보통신(IT) 수요 부진에 대한 그동안의 우려가 진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했다”며 “이는 곧 신흥국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과 체감 경기지표 개선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무역협상 재개가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에서 조건부 협상, 관세 부과 유예 기간 등 구체적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며 “화웨이를 기업 제재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도 ‘지속적 협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답변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정도’에서 화웨이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 문제 해결을 무역협상 타결 선결 과제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무역협상 타결 시점에 관한 언급이 없다”며 “휴전이 아닌 종전 시기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미?중 무역협상 휴전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영향을 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2차 휴전은 Fed의 금리 인하 폭을 ‘자이언트 스텝(50bp)’에서 ‘베이비 스텝(25bp)’으로 낮출 가능성이 확실해졌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Fed가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하반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예고했으나, 두 정상간 휴전 합의로 속도를 늦츨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의 추가적 약세도 예상했다. 그는 “미 달러화는 Fed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