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 8세대 911을 타다

입력 2019-06-24 08:00
-'2019 포르쉐 월드로드쇼'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려

-신형 911부터 카이엔 터보까지 총 출동

포르쉐 월드로드쇼는 독일 본사가 직접 주관하는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일환으로 지난 19~20일 양일간 미디어를 대상으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됐다. 독일에서 공수된 신형 8세대 911을 비롯해 박스터, 카이맨, 파나메라, 카이엔, 마칸 등이 총 출동했다. 서킷 주행과 브레이킹, 슬라럼 등의 체험을 통해 '포르쉐 바이러스'의 실체에 대해 본격 탐구에 돌입했다.



▲신형 911와 함께한 브레이킹 체험

첫 순서는 아이코닉카 8세대 911(992) 카레라 4S로 진행한 브레이킹 테스트다. 신형은 '런치 컨트롤' 기능을 탑재해 정지상태에서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셋팅하고 왼쪽 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다. 런치 컨트롤이 가동됐다는 표시를 보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니 순간 폭발적으로 튀어나가며 상체는 시트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4초가 채 걸리지 않지만 도착 지점에서 브레이크 페달에 힘을 가하면 거짓말처럼 정확하게 정지한다. 고성능에 비례한 제동력, 포르쉐가 추구하는 스포츠 DNA의 기본 정신이다.



▲미드십의 진수, 박스터와 함께한 슬라럼

슬라럼은 일정한 코스에서 장애물을 미끄러지듯 피하며 주행하는 세션이다. 함께한 차는 718 박스터 GTS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로 정확한 무게 중심 구현이 코너 공략에서 만큼은 911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뽐낸다. 2번의 연습 주행 후 곧바로 타임어택에 들어간다. 경쟁을 통한 흥미 유발 차원이다.



▲핸들링 체험...포르쉐 라인업 총 출동

현행 포르쉐의 전 라인업을 서킷에서 체험할 수 있는 차례다. 신형 911을 비롯해 911 GT3, 카이엔 터보, 신형 마칸 등 국내 미출시 제품이 대다수여서 참가자들의 기대치는 한껏 올라간 상태였다.

모든 참가자들이 가장 기다린 차는 아이코닉 신형 911(992)이다. 외관은 기존 DNA를 이어 받아 더욱 강인해졌으며 실내는 디지털로 무장해 아날로그와 작별을 고한 흔적이 역력하다. 6기통 3.0ℓ 박서엔진은 최고 450마력(카레라 S, 카레라 4)S의 힘을 갖췄는데 이전 대비 무려 30마력이나 강해졌다.



서킷에 진입하자마자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능을 뽐낸다. 기존 991 GTS와 동일한 출력을 지녔지만 경량화를 통해 거동은 더욱 가볍다. 거침없이 몰아치는 코너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으며 밸런스가 무너지는 법이 절대 없다. 뒷바퀴 조향이 가능한 덕분에 차체의 머리와 꼬리가 괴리감 없이 순식간에 코스를 탈출한다. 직선에서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포르쉐 세라믹 콤포지트 브레이크(PCCB)와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의 에어 브레이크가 더해진 강력한 제동력은 911의 거침없는 질주에도 운전자로 하여금 거리낌 없게 하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응집한 911(991) GT3도 체험했다. 포르쉐 레이싱카 생산라인과 트랙 테스트를 거쳐 911 GT3컵 스포츠카의 특성이고스란히 반영됐다. 공도에서 탈 수 있는 레이싱카나 다름 없는 셈이다. 6기통 4.0ℓ 자연흡기 엔진은 무려 500마력을 뽑아낸다. 직선 구간에서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우렁찬 배기음과 코너에서 타이어가 부르짓는 굉음은 이 차의 존재 목적을 뚜렷하게 알려준다.



국내에 아직 출시하지 않은 3세대 카이엔 터보도 체험했다. 8기통 4.0ℓ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이 무려 550마력에 달한다. 얼마 전 최고 340마력의 카이엔을 시승했을 당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은 폭발력이다. 5m가 넘는 육중한 덩치가 서킷을 거침없이 누빌 수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포르쉐 마니아들이 터보 버전의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5인승 GT카 파나메라 스포츠투리스모 터보 역시 국내 미출시 제품이지만 이날 시승의 행운이주어졌다. 기존 파나메라와 달리 4+1 좌석을 갖추고 더 넓은 적재공간을 갖춘 게 특징이다. 넓어진 후면 공간 탓에 움직임이 둔할 것 같다는 편견은 기우에 불구했다. 최상위 엔진 라인업에 걸맞게 최고 550마력의 출력은 2t의 차체를 서킷에서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5m가 넘는 길이와 3m에 가끼운 휠베이스는 강력한 성능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는 911보다 발군의 실력을 뽐낸다.



▲포르쉐의 미래 E-하이브리드 퍼포먼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신형 카이엔 E-하이브리드도 슬라럼 구간에서 체험했다. 내년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타이칸 출시에 앞서 포르쉐 최신 전동화 기술이 담긴 제품이다. 최고 340마력의 V6 3.0ℓ 가솔린 엔진에 136마력의 전기모터가 더해진 시스템 총 출력은 최고 462마력에 달한다. 전기모드로만 44㎞(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으며 정지상태에서 순간적인 가속력을 발휘하는 E-런치 컨트롤도 탑재했다. 전기모드로 어떠한 소음 없이 슬라럼 구간을 돌파하는 카이엔 E-하이브리드에 담긴 브랜드의 미래 전동화에 대한 철학은 명확하다. 포르쉐가 만튼전기차는 친환경차가 아닌, 전동화 시대에 포르쉐가 제안하는새로운 스포츠카라는 사실이다.



모든 이들에게 '꿈의 스포츠카' 브랜드로 자리 잡은 포르쉐는 매년 월드로드쇼를 통해 '포르쉐 바이러스'를 글로벌 전역에 퍼트리고 있다. 누구나 탈 수는 없지만 누구나 상상하는 자동차, 특히 올해는 신형 911을 필두로 그 바이러스가 더 치명적으로 한국을 찾아왔다. 어떠한 치료법도 없이 말이다.

용인=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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