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근 디피코 대표, 종합 모빌리티 기업 원해
-초소형 화물 전기차 출시로 새로운 시장 노려
지난 4월 열린 EV트렌드 코리아에서 독특한 트럭 한 대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엔지니어링회사 디피코가 만든 초소형 화물 전기차 'HMT101'이다. 초소형 전기차는 개성을 살린 디자인의 승용 형태가 대부분인데 경형 트럭을 내놓은 점이 신선했다.
특히, 이 세그먼트는 오래 전부터 한국지엠 라보가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굳이 초소형 화물 전기차를 만든 이유가 뭘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4일송신근 디피코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HMT101 탄생 배경에는 송 대표의 엔지니어링 개발 철학이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75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23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베테랑 기술자다. "조금 더 넓은 경험을 쌓기 위해 회사를 나왔는데 막상 한국에선 역량을 펼칠 인프라가 없었고 결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를 중심으로 엔지니어링 일을 했다"며 상황을 회상했다.
송 대표는 일을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자동차 기술에 비해 발전이 더딘 국내 상황을 보며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한다. 왜 우리나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국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첫 시작은 전동 스쿠터였다. 국산 완성차 회사들과 접점을 피하면서도 위험 요소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후 2010년 중국을 시작으로 전기를 활용한 이동 수단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변하는 흐름에 맞춰 기술을 쌓았고 국내에도 르노 트위지를 비롯해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시장이 커지는 것을 파악해 발 빠르게 전기 트럭을 내놓았다.
그는 엔지니어링 성격상 대충 차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틈새시장 공략으로 경형 전기차를 선택했지만 안전이나 수익성 등 소비자 관점에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우리한테도 부끄러움이 없다"며 "저의 철학과 회사의 기술력이 더해져 만든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당당한 자신감은 차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타고 내리기 쉬운 슬라이딩 도어와 안전을 고려해 보닛 부분을 길게 마련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적재 중량은 350㎏이며 톱을 얹으면 최대 2,240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경쟁차에 비하면 다소 작은 수치지만 단거리 운송용이라는 특성에 견주면 크게 문제되지 않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경형 트럭을 사용하는 차주를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한 번에 10~15가구의 물량을 싣고 배달하는 패턴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요구 사항을 반영해 최적의 크기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전기 트럭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15㎾의 전기 모터와 최대 10.0㎏·m의 힘, 최고속도 80㎞, 30%의 등판 성능은 경쟁차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며 "전기파워트레인이 주는 특유의 힘은 경쟁차와 다른 강점"이고 말했다. 또 "전기 모터와 배터리 패키징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어렵지 않았다"며 "고속 충전 이외에 개인사업자를 위한 가정용 충전기로도 3시간30분이면 완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MT101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전기차인 만큼 생산도 한국에서 진행한다. 송 대표는 생산을 위한 설비 시설 계획도 언급했다. "자동차를 만들면 직접 생산에서 주행테스트까지 마쳐야 속이 편할 것 같았다"며 "부지와 비용, 지자체 협의를 통해 강원도 횡성에 터를 잡았다"고 말했다.횡성군 우천일반산업단지 내 자리 잡을 공장은 차체 생산과 도장, 조립라인을 갖춰 올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내년 5,000대를 시작으로 연 2만대 생산 규모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송 대표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를 만들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기를 원한다. 처음 시작한 전동 스쿠터와 생활 밀착형 운송수단인 초소형 화물 전기차는 폭넓은 모빌리티 사회를 위한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는 공유 서비스 개념으로 확대시켜 라스트 마일까지 노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HMT101의 경우 라보의 점유율에서 최소 10%만 가져오는데 주력할 계획이며, 영업 및 배달 시장은 물론 택배차로 활용하기 위한 우체국 협업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주택이 많은 교외 지역일수록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새로운 시장 활로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우리 손을 거쳐 제대로 만든 전기차가 대한민국 일상생활 속 구석구석 스며들기를 원한다는 송신근 대표의 의지와 결과물인 초소형 화물 전기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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