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주아 “언제까지나 오늘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짜이옌옌”

입력 2019-03-15 15:27
[오은선 기자] 섹시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익숙했던 배우 신주아. 어느 날 훌쩍 태국인과의 결혼을 발표하며 화제가 됐던 그녀는 최근 한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의 일상을 공개하며 우리 곁에 친숙한 ‘태국댁’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배우 신주아가 어느 날 훌쩍 태국으로 날아가 한 사람의 아내로 살아가게 될지 그 누가 알았을까.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 사람의 아내이자 배우로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신주아가 bnt와 만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첫인상은 자칫 도도해 보이고 차가워 보이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타지에서 만난 이가 어떻게 그녀에게 한 순간에 빠지게 됐는지 알 것 같았다. 차가워 보이는 외모 이면에 누구보다 따뜻한 열정을 품고 있는 그녀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사진 찍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정말 즐거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한 촬영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청순한 이미지로 데뷔를 했다. 그 뒤 ‘몽정기2’라는 작품으로 섹시한 이미지로 변했다. 청초하고 청순한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인간 신주아는 청순하지만 여성스러운 원숙함도 있다고 생각한다”Q. 근황“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다른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는, 그런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어서 작품을 꼼꼼히 보고 있다. 이제는 결혼도 했고(웃음),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의 배역을 찾다 보니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다. 영화로 데뷔해서 그런지 드라마보다는 영화 쪽에 욕심이 많다. 대본도 미리 나와있고, 연기자가 충분히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웃음). 작품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 좋다”Q. 2년 만에 드라마 ‘맨투맨’으로 복귀했을 때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맨투맨’을 촬영할 때는 좋은 선배님, 좋은 감독님, 스태프 분들과 함께했다. 특히 감독님은 데뷔 작품을 같이 했던 분이다.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했지만, 아무래도 시간상으로 쫓기다 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 많아 조금 속상했다” Q.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 캐릭터가 있다면“일상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 편하고, 일상적인 연기(웃음). 지금까지는 강렬하고, 도도한 역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노멀한 편이다. 결혼했다 보니 유부녀들의 생활 연기도 하고 싶다. 가족극도 좋다. 망가지는 것도 정말 좋다. 뽀글뽀글 파마도 상관없다” Q. 작품을 고를 때 남편의 의견도 참고하는지 “남편은 내 선택을 존중해준다. 생각보다 복귀작이 잘 안됐을 때 속상해하면 항상 괜찮다고 말해준다. 토닥여주는 스타일이다” Q. 가장 나다웠던 배역, 기억에 남는 작품 “아무래도 나를 알린 것은 ‘몽정기2’지 않나. 첫 데뷔작이다 보니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고 MBC베스트 극장 ‘낙조속에서 울다’를 촬영할 때 시골 섬 처녀로 나온 적이 있다. 배수빈 선배님과 배다른 아들, 딸 역을 맡았다. 소현경 작가님 작품이었는데, 이런 노멀한 작품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SBS ’헤이헤이헤이 시즌2’도 기억에 남는다. 김원희 언니와 신동엽 오빠와 함께 콩트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겨털선생’으로 출연했다. 동엽 오빠 머리를 때리는데 가발이 확 벗겨진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웃음). 진짜 리얼한 나, 신주아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다. 사는 것은 다들 똑같다. 일상적인 단순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첫 영화로 ‘몽정기’를 선택한 이유“회사에 들어가고, 대표님이 감독님과 아는 사이셨다. 캐스팅이 대충 끝난 상태였는데,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나를 보고 “너가 백세미다”라고 하시더라. 본인이 생각한 캐릭터가 나 자체라고 하셨다(웃음). 이 작품을 통해 비타500 CF도 찍었다. 그 전에는 생리대, 도브 등 청순한 이미지로 어필했었는데, 이 영화 후로는 그런 이미지의 CF가 들어오지 않더라. 헐리웃은 ‘섹시스타’라는 것이 상관없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한정적이었다. 많이 아쉬웠다”Q. 최근 절친인 모델 이혜정과 배틀트립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어떤 친구와 어떤 여행이었는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친구가 된 지 10년 정도 됐지만 결혼하고 유부녀가 된 후에 더 친해졌다. 궁합도 잘 맞고 정말 재미있었다. 그 친구가 굉장히 쿨하다. 나 역시도 그렇다. 아무래도 내 이미지가 깍쟁이 같아서 혜정이도 걱정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여행을 가보니 정말 잘 맞았다. “주아야 나는 너를 10년 정도 알았지만, 이 여행을 통해 너가 정말 배려도 많고, 정말 내 사람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하더라. 더 가까워졌다. 내일도 만난다(웃음)” Q. 결혼을 하며 어쩔 수 없이 살짝은 공백기가 생기는 연기 생활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지 “사실 타지에서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환경이 힘들기도 하고. 결혼은 결혼, 일은 일이니까(웃음). 아내로서 적응하기 위해 태국어도 배우고 잠시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2년 후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흔쾌히 그러라고 하더라. 시댁도 응원 해줬다. 시부모님이 정말 좋으신 분들이다. 덕분에 내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Q. 시부모님 자랑을 해보자면“어떤 일이 있든 “괜찮아 주아. 금방 나아질 거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야. 짜이옌옌”이라고 하신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나아질 거야. 그러니 굳이 스트레스받지 말아라’ 이런 뜻이다. 그리고 ‘부부관계든 어떤 것이든 생각은 많이, 말은 적게’하라고 하시더라. 말하기 전에 더욱 생각하게 되니 트러블도 일어나지 않더라”“내가 한국인이다 보니 급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 남편과 대화를 하는데 나와 다르게 반응도 없고, 피드백도 바로 오지 않더라. 그래서 답답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의 어떤 점이 주아를 서운하게 했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더라. 본인의 기분이 아닌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교훈을 얻었다. 태국에 살면서 시부모님과 남편과 지내다 보니 여유로워지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을 더 하게 되더라”“태국은 미소의 나라다. 화를 잘 내지 않는다. 365일 내내 더워서 그런 것 같다. 화를 내면 내 몸만 상하니까(웃음). 약속에 늦어도 이해하고, 닦달하지 않고 ‘오케이 오케이’ 한다. 긍정적이다. 한국인의 ‘빨리 빨리’ 와는 다르다. Q. 한국에서 방콕이 신주아로 인해 조금 더 친근해진 감이 있다. 태국인 미남 남편과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bnt를 위해 러브스토리를 소개하자면“내 친구 남편의 지인이다. 자연스러운 식사 자리에서 나를 처음 보고 나서 2주에 한 번씩 한국에 오더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그런 것 같다. 시부모님께 “한국에 가서 꼭 알고 싶은 친구가 생겼다”라고 했다고 하더라(웃음).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안 되더라. 그날 밤 초인종이 울리더니 우리 집 앞에 서 있었다. 핸드폰, 여권, 지갑, 꽃다발만 들고 그냥 왔더라. 결혼 확신이 섰던 거지”“그 뒤로 태국에 갈 때마다 꽃다발을 들고 마중을 나오더라. 낭비라고 생각돼서 하지 말라고 했더니 그 뒤로 꽃 선물을 아예 안 하더라(웃음). 아무리 그래도 한 송이 정도는 해달라고 했더니 그때부터는 꽃 한 송이는 꼭 해준다. 그런 스타일이다(웃음)”“나도 남편을 눈여겨 봤다. 하지만 처음에는 내 나라를 포기하면서까지 결혼하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이별을 고한 적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너 태국어 안 해도 돼, 나만 믿고 따라와. 걱정하지마. 내가 ‘테이크 케어’ 할게”라고 말해주더라. 그때 이 남자구나 싶었다. 처음엔 부모님 반대도 심했다. 그런데 몇 개월 동안 찾아오고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시더니 제대로 한번 보고 싶어 하셨다. 오빠가 직접 태국 집에 초대해 본인의 학력, 회사, 직업 등 자세하게 공개하며 신뢰도를 쌓았다” Q. 태국인 남편과 살면서 좋은 점과 약간은 불편한 점을 나열해보자면“태국어에는 5성이 있다. 중국어보다 많다. 성조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힘들다. 그래서 사전을 켜 놓고 자세하게 말한다(웃음). 살면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이야기하다 답답해서 검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풀려 싸울 일이 없다. 사실 오빠가 살아있는 간디 같은 스타일이라 싸울 일도 별로 없다. 모기, 바퀴벌레도 죽이지 않더라(웃음)” Q. 한국 음식이 생각나진 않나 “김치도 팩으로 팔고, 떡볶이도 다 판다. 코리안타운 짜장면은 한국보다 더 맛있다. 언어 빼고는 살기 편하다. 아 교통 체증이 심한 것도 빼고(웃음)” Q. 태국을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명소, 음식 등 “아예 태국을 모르는 분이라면 태국 국수 바미를 추천하고 싶다. 태국 사람들은 국수가 주 메뉴다. 팟타이 등 많이 아시는 음식 말고 바미를 드셔보면 좋겠다. 꾸웨이유언이라고 스킨색 국수가 있는데 정말 맛있다. 태국 쌀국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Q. 태국어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라. 어느 수준까지 마스터했는지 “결혼 후 육 개월 정도 미친 듯이 공부한 게 전부다. 진짜 죽어라 공부했다. 그 뒤로는 선생님이 일이 생겨서 못 배우기도 했고(웃음). 그런데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내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공부한 것 같다” Q. 태국과 한국을 오가는 일정은 보통 어떻게 되나 “드라마 촬영 등으로 인해 장기로 있어야 할 경우엔 남편이 한국으로 온다. 보통은 한 달에 한 번씩 한국에 온다. 태국에서는 친구가 없어서 집에만 있는 편이다(웃음). 예전에는 혼자 있으면 외로웠는데, 이제는 즐기는 편이다. 태국에서 그림 그리고, 책도 읽고, 피아노도 배운다. 여러 가지로 성숙해지는 것 같다. 쇼팽의 녹턴 9-2번을 듣고 피아노를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로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 세 곡 째 치고 있다. 나만의 암기 요법으로 피아노를 친다(웃음). 유튜브 영상을 보고 그림도 그린다. 내가 무언가를 이뤘을 때 성취감이 정말 좋더라. 일요일은 무조건 가족과 함께한다” Q. 2세 계획“다들 물어보신다. 내년쯤 생각하고 있다. 결혼한 지 5년이 됐더라(웃음). 시어머니는 아이를 강요하진 않는다. “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너희의 인생이 중요하다. 서로 엄마, 아빠가 될 준비가 됐을 때 아이를 가져라”라고 하시더라. 그 얘기에 정말 감동 받았다. 딸, 아들 둘 다 낳고 싶다” Q. 몸매관리, 피부관리 “어머니가 살이 안 찌는 체질이다. 그래서 나도 살이 잘 안 찐다. 데뷔가 가장 통통했던 시절인데 그때가 47kg정도 된 것 같다. 지금은 살이 많이 빠져서 평균 44kg 정도 유지하는 것 같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서 스트레칭 정도만 한다” Q. 2019년 목표“오늘처럼만 지내고 싶다. 지금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말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일이든 사랑, 가족 관계든 항상 지금처럼만 지내고 싶다. 짜이옌옌”에디터: 오은선포토: 김연중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스테이위드미주얼리: 위드란(WITHLAN)선글라스: 프론트(Front), 루이까또즈슈즈: 모노톡시백: 토툼(TOTUM)헤어: 휘오레블룸 아라 부원장메이크업: 휘오레블룸 주미 원장 장소: 공유먼트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