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별 최대 1,400만원 할인
-무분별한 할인은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
연초부터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판매를 이어나가는 FCA코리아의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지난 4일 FCA코리아는 짚 브랜드 일부 차종에 대한 프로모션을 공개했다. 체로키와 랭글러는 각각 300만원 상당의 4X4시스템 할인 혜택이 적용된 특별가를 제공하며 준중형 SUV 컴패스는 700만원을 기본 할인해 준다. 플래그십 차종인 그랜드 체로키도 최대 1,400만원 낮췄다. 할인된 가격이 적용되면 컴패스는 3,270만원, 그랜드 체로키는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부분변경(상반기 내)을 앞두고 재고 처리에 나서면서 레니게이드의 가격을 최대 1,150만원 이상 깎아주는 비공식 할인이 진행된 바 있다. 할인이 포함되면 2,000만원 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면서 제품은 빠르게 팔렸고 덕분에 짚은 2019년 첫 달 812대를 등록해 전년 동기 대비185.9% 성장했다.
실제 짚은 SUV를 판매하는 23개 수입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레니게이드는 394대가 등록돼 지난해 1월(45대) 보다 9배 가까이 늘었다. 파격 할인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비자 주목을 끌고 실적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어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할인 금액만큼 수입사와 판매사가 감당하는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곧 수익성 하락으로 연결돼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짚 판매사 영업 직원은 "연초 레니게이드 할인과 관련해 많은 문의를 받고 제품을 팔았지만 남는 건 거의 없었다"며 "판매 대수는 채워도 출고 상품이나 추가 서비스 금액을 빼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살 깎아먹기식 영업으로 밖에 비춰질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도 적지 않다. 수 억원을 호가하는 차가 아닌 이상 적게는 수십만원에도 민감한 대중적인 제품 특성을 고려하면 1,000만원에 가까운 할인은 올바른 시장 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향후 중고차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받게 된다.
이렇다보니 제값 주고 산 소비자는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고 구입 예정 소비자는 신차가 나와도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사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차종인 랭글러를 제외한 제품군 판매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큰 금액의 할인을 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예전 피아트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FCA 할인의 추억은 지난 2014년 200대 한정으로 피아트 500 판매 가격을 1,160만원 내린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기존 구매자들은 소비자 재산권 침해라며 반발을 일으킨 바 있고 한번 무너진 가격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또 다시 불행한 상황이 와서는 안된다"며 "급한 불 끄기에 집중하기보다 판매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납득할 만한 장기 할인 정책과 마케팅 방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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