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 측, 이동혁명 내세운 모빌리티 쇼 강조
-냉정한 현실 파악하고 꼼꼼하게 대비해야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2019 모터쇼를 단순한 제품 전시가 아닌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모빌리티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정체성이 모호해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조직위는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성격을 바꾸는 이유로 위상이 약화되는 글로벌 모터쇼의 상황과 자동차산업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커넥티드, 모빌리티 등 신산업과 미래 이동 수단으로 변화해가는 추세를 꼽았다. 정만기 조직위원장은 "최근 떠오르는 CES나 MWC와 같은 종합 모빌리티 전시회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며 "벤치마킹을 통해 서울모터쇼가 제품뿐 아니라 통신과 에너지 등을 흡수할 수 있는 전시회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번 모터쇼에는 완성차 뿐 아니라 전기차 회사와 IT, 에너지 관련 부품 업체 등 180개 자동차 유관 기업들이 참가한다고 강조했다. 또 7개의 테마관으로 구성해 변화에 부합하는 전시 형태를 선보일 것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완성차 중심의 서울모터쇼 개념을 확장해모빌리티 쇼(Mobility Show)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조직위의 전략이다.
하지만 '모빌리티(Mobility)'의 성격조차 제대로 규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모터쇼 성격만을 바꾼다고 효과가 나올 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관련 업체들의 참가 소식만 전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게 없어서다. 참가를 확정한 SK텔레콤과 한국전력은 개막 한 달을 앞두고 부랴부랴 참가를 확정했고 다른 모빌리티 유관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그 사이 완성차기업들은 부담스러운 비용과 낮은 효과를 이유로 모터쇼 불참을 선언하고 등을 돌렸다. 2017년과 비교해 올해는 캐딜락, 인피니티, 링컨, 만(MAN), 메르세데스-AMG가 추가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결국 국내 6개, 수입 14개 등 20개 완성차 회사만 참가해 반쪽 모터쇼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본적으로 모빌리티 성격이 가미되려면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 자동차에 기반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다. 게다가 세계 유명 가전쇼의 성공을 벤치마킹으로 삼았다면 한국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무분별하게 모빌리티 성격을 강조하는 동안 완성차 회사들은 모터쇼를 멀리하고 이름이 무색해진 쇼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릴 수 있어서다.
때문에 전통적인 제조 분야와 신기술이 적절히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모터쇼로 거듭나는 게 우선이다. 우수한 모빌리티 기술을 부담 없이 공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지원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조직위측은 "서울모터쇼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며 "1주일 전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를 열어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지방에서 열리는 중소 전시회가 늘면서 입지가 줄어든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직위의 생각일 뿐이다. 자동차기업들이 중심이 된 이익단체의 모터쇼에 지방 전시회들이 통합돼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지역별로 특화된 행사들이 역으로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어차피 완성차기업 참가가 적다고 내수 시장이 정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서울모터쇼는 늘 지적의 대상이 돼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동차기업은 글로벌 시각인 반면 조직위의 시선은 내수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글로벌로 활동하는 자동차회사들이 국내 모터쇼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배경이다. 그나마 해외에서 먼저 발표된 제품의 한국 최초 공개의 장으로 활용되는 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모빌리티 박람회 성격을 갖춘다고 하니 의구심이 뒤따를 뿐이다. 오히려 모빌리티 성격을 완성하려면 국내 전자박람회와 합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수익을 나눠야 하니 쉽지 않다. 이익과 산업을 모두 잡으려는 욕심(?)이 어려움의 근간이다. 따라서 지금은 미래를 내다보고 조금은 양보할 줄 아는 지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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