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부담 큰 전기차·고급차 중고차가치 낮아

입력 2018-10-17 09:19
수정 2018-11-16 14:49
-美 아이시카즈닷컴, 미국 내 감가율 높은 차 10종 발표

-친환경차, 고급 브랜드 감가율 높아...국내 사정도 비슷해

미국 중고차시장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가 중고차 감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중고차시장도 유사한 가격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판매사이트 아이시카즈닷컴은 최근 북미에서 거래중인 430만 대 이상의 신차와 중고차 판매추이를 분석, 5년 내 감가상각이 높은 차 10종을 선정했다. 이 회사 퐁 리 CEO에 따르면 미국에서 차령이 5년된 중고차의 평균 감가상각률은 50.2%였다. 그러나 상위 10개 차종의 경우 66.2~71.1%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고급 브랜드 중에선 재규어 XJL(66.4%), 벤츠 E클래스(67.2%)와 S클래스(69.9%) 등의 가격인하폭이 컸다. BMW는 5시리즈(67.3%)와 6시리즈(68.3%), 7시리즈(71.1%) 등이 이름을 올렸다. 쉐보레 임팔라(66.2%) 역시 높은 감가율을 기록했다.

친환경차들의 중고차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포드의 준중형 세단 퓨전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인 퓨전 에너지의 감가율은 69.4%, 쉐보레의 주행거리연장차(레인지 익스텐더)볼트의 감가율은 71.2%였다. 전체 조사대상 중 가장 가치하락이 높은 차는 닛산의 순수 전기차 리프였다. 리프는 5년동안 감가상각률이 71.7%에 달했다.



국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 저하에 대한 우려, 신차 출시에 따른 주목도 하락 등으로 인해 감가율이 높다. SK엔카에 따르면 전기차인 2015년형 SM3Z.E. RE트림은중고차시장에서 1,500만 원대에 거래된다. 같은 연식과 트림의 SM3 가솔린은 1,060만~1,080만 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신차 가격은 전기차와 가솔린차가 각각 4,190만 원과 1,998만 원으로 감가율은 약 65%와 46~47%대로 큰 차이가 난다.



하이브리드는 비교적 가격하락폭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친환경차들보다 오랜 시간 판매된 만큼 중고차 시세도 형성돼있고,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차종인 만큼 선호도가 낮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매물이 많은 2015년형 현대차 그랜저 HG 하이브리드 프리미엄의 중고차 시세는 2,275만원, 같은 연식의 그랜저 HG 익스클루시브는2,516만원에 거래된다. 신차 가격은 하이브리드와 가솔린이 각각 3,593만원과 3,828만원, 감가율은 각각 약 47%와 45%대로큰 차이가 없다.

고급 수입 브랜드의 경우 보증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부품수급이 어려운데다 유지비용이 비싸지는 만큼 소비자들이 선 듯 구매에 나서지 않아서다. 통상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차령 3년 기준 수입 중고차의 시세는 신차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여기에 올해는 악재가 겹치며 수입 중고차 거래가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 BMW 화재 리콜, 아우디폭스바겐의 대규모 할인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시세 하락과 거래 물량 감소 등을 겪었다는 게 업계 일선의 설명이다.

김흥곤 카마트 대표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신차 판매가 많은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가율이 적고 거래회전도 빠르다"라며 "가격이 비싼 고급차, 아직 중고차 성능이 검증됐다고 보기 힘든 배터리 전기차, 부정 이슈나 파격 할인 등으로 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진 일부 차들의 감가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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