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20년 전 남북을 ‘공작’이 다룬다.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의 제작보고회가 7월3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윤종빈 감독,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이와 관련 ‘공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까지 그간 대한민국 및 한반도를스크린 위에 가장 잘 옮겨온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란 점이 영화 팬들의 눈길을 끈다.‘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주인공인실화 모티브 첩보극이다.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옛 이름)’ 영화를 준비 중에 흑금성의 존재를 알게 됐다. ‘우리나라도 첩보 활동을 하는구나. 댓글만 쓰는 게 아니구나’ 이런 걸 처음 느끼게 됐다”라고 했다.‘2018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간의 화해 무드가 조성된 상황이다. 사회자의 말대로 “남북 공존 시대로 급진전”된 현재에 약 20년 전 이야기가 건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윤종빈 감독은 “20년간의 남북 관계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영화다. 아마 이 영화를 통해서 지금 현재의 한반도나 앞으로의 남북 관계를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물론 첩보극 형식의 영화지만 본질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다. 공존과 화해를 말하고 있는 영화다.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라고 ‘공작’의 가치를 소개했다.
황정민이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박석영을 연기한다. 박석영은 육군 정보사 소령으로 복무 중 ‘안기부’의 스카우트로 북핵 실상 파악을 위해 북의 고위층으로 잡입하라는 지령을 받는 인물이다.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북의 고위 인사 리명운에게 접근한다.황정민은 “박석영으로서의 삶과 흑금성이란 대북 사업가로서의 삶이 정확히 관객에게 보일 수 있게끔 노력했다”라며 배우가 선보일 1인 2역을 기대케 했다.‘구강 액션’은 ‘공작’을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다. 이날 윤종빈 감독은 “실화 베이스의 영화다. 때문에 액션을 넣을 수 없었다. 정공법으로 갔다. 억지로 액션을 넣지 않고 대화가 주는 긴장을 콘셉트로 잡았다”라고 말로 하는 싸움을 관객이 즐겨주길 희망했다.이에 황정민은 “할리우드 스파이 영화와 ‘공작’은 다르다. 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라며, “왜 ‘구강 액션’이냐면 말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진실인 것처럼 얘기하는 게 힘들더라. 관객은 인물의 속내를 알아야 하니까, 그런 중첩된 감정이 힘들었다”라고 ‘맨손 액션’만큼 힘든 ‘구강 액션’의 고충을 털어놨다.이성민이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엘리트이자 북한의 외화 벌이를 총책임지는 리명운을 표현한다. 이성민은 “대개 특정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사람을 만나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북으로 갈 수도 없고. 자료가 부족했다. 자문해주시는 분을 통해 그분들의 말투나 생각, 사상, 정서를 많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인민복이 굉장히 편안했다. 내 캐릭터가 양복을 입을 때도 있는데, 인민복을 입을 때가 가장 편했다. 옷이 생각보다 많이 편안하더라”라고 난데없는 인민복 예찬을 펼쳐 취재진을 웃게 했다.조진웅은 상부의 명령은 일단 따르는 충성심을 가진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을 그려낸다. 박석영에게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 최고위층 안으로 침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인물이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에 이어 ‘공작’까지 윤종빈 감독과 세 번째 합을 이루는 조진웅은 “속에 있는 얘기지만, 솔직히 보통 사람과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짓거리를 했다는 점에 화가 나더라. 해서 더 곱씹어 전달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있었다”라고 시대에 가리어진 역사를 전달한다는 정의감을 불태웠다. 주지훈은 남한 스파이 흑금성과 북의 리명운 사이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 정무택을 연기한다.‘공작’은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작이다. 주지훈은 프랑스 칸에 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단 사건 사고가 많았다”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 공짜 술을 주더라. 신나서 먹다가 피로도가 몰려오고 통풍이 있는데 통풍이 왔다. 상비약을 챙겨 다니기 때문에 그걸로 연명했다”라고 지병 통풍이 프랑스 칸에 가는 기쁨을 상쇄시켰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환승하는 데서 여권을 잃어버렸다. 생애 첫 칸을 리턴할 뻔하다가, 보통은 승무원 분께서 찾아주시는데 여권을 주운 어떤 분을 운 좋게 중간 통로에서 만났다”라고 영화제에 가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을 전했다.
마지막 인사에서 조진웅은 “촬영하면서 긴장한 건 (‘공작’이) 처음이었다. 그런 긴장감을 아주 묵직한 직구처럼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연기에 정통한 그가 만난 의외 하나를 안겼다. 조진웅을 긴장하게 만든 ‘공작’은 8월8일 개봉한다.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