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쁘라삐룬' 북상, 침수차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8-07-02 07:00
-침수차 피해 3대 중 1대는 주행 중 발생

-올 5월부터 대형 상용차도 침수 피해 보상

-침수 전손차는 폐차이행확인제로 불법 유통 근절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국 피해가 속출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이 예고돼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차 피해는 매년 반복되는 재해이지만 막상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보상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다. 특히 개인 과실로 인정되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엔진에 물 유입되면 침수차

우선 침수차는 엔진룸과 실내 매트까지 물이 들어와 젖은 차를 의미한다. 흐르거나 고인 물, 역류하는 물, 범람하는 물, 해수 등에 잠기는 걸 뜻하며, 운행중이든 주차중이든 상관없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침수차 약 3대 중 1대는 주행 중에 발생한다.

특히 엔진으로 공기가 흡입되는 경로에 물 배출용 밸브가 설치돼 있는데 침수 시 이곳을 통해 물이 흡입돼 엔진이 정지되고 재시동이 안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밸브 장착 위치는 차종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지면으로부터 약 50㎝ 정도여서 안전을 위해선 웅덩이가 성인 남성의 무릎 높이 이상 또는 자동차 바퀴의 절반이 넘을 때는 진입하지 않는 게 좋다.



▲어떻게 보상받나

침수차는 수리 전까지 시동을 켜지 않도록 주의한다. 보험사 긴급출동 견인서비스를 이용해 이동한 다음 자기차손해(자차)에 가입한 경우 손해사정을 진행한다. 침수차가 수리 불가능하거나 수리를 하더라도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절대전손 상태가 되면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잔존가치 전액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가져간다. 그러나 자동차 가치보다 수리비가 적은 침수 분손차는 수리를 거쳐 운행이 될 수도 있다.

보험개발원은 상대적으로 침수 피해가 적은 대형화물차 등도 사고에 대비해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침수 손해에 대해 준비가 부족했던 건설기계나 대형화물차도 침수 한정 특별약관이 지난 5월에 출시된 만큼 상품에 가입하면 침수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나

주차중 침수 손해를 입었을 때는 어디에 주차했느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 당초 침수 피해가 예고된 지역이었거나 경찰이 통제하는 곳이었다면 개인 과실로 인정돼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 정해진 주차구역이라면 문제가 없다.

차 문으로 물이 들어온 때에도 보상받을 수 없다. 차가 물에 잠기지 않은 상태에서 도어나 창문, 선루프 등을 열어놔 빗물이 들어간 경우는 침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차 안이나 트렁크에 있는 물건도 보상대상이 아니다. 화물차의 경우도 자동차보험으로는 적재함에 있는 내용물을 보상받을 수 없다. 단, 차 내 물품보험 특약에 가입한 사람은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수리비는 받을 수 있다. 침수 전 상태로 복구하는 비용이 나온다. 다만 사고 발생시점 자동차가액 한도 내에서만 보상하며, 보험 가입 시 추가하지 않은 부품 등은 보상받지 못한다. 개인 과실이 있을 때는 자기부담금을 보상금에서 공제한다.



보험료 할증은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정상 주차한 차가 태풍, 홍수 등으로 침수했거나 운행 중 갑자기 물이 불어나 빠진 경우는 1년간 보험료 할인을 유예한다. 그러나 침수에 대비하도록 경고한 하상주차장, 등에서 침수하면 운전자 부주의를 인정해 보험료를 할증할 수 있다.

▲침수차 어떻게 처리되나

침수나 심각한 사고로 폐차된 차가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지 않도록 지난 4월1일부터 '폐차이행 확인제'가 시행됐다. 폐차이행 확인제는 보험사가 침수차를 인수해 폐차장에 넘겨진 후 제대로 폐차됐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심각한 사고나 침수 등으로 전손 처리된 차는 대부분 보험사가 공매를 통해 폐차업자에게 고철값 정도를 받고 넘기는 과정에서 일부 폐차업자들이 수리, 불법 유통할 우려가 제기돼 왔던 점을 개선한 조치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중고차 매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가운데 사고정보 고지 미흡, 침수 미고지 등으로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적지 않다.

폐차이행 확인제 시행으로 이날부터 폐차를 위해 전손차를 인수한 폐차업자는 한 달 안에 실제로 차를 폐차말소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를 받는다. 불법 유통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침수차인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은

보험개발원은 카히스토리서비스를 통해 침수차 정보를 무료 제공한다. 기존에는 사고기록이 넘어오기까지 침수전손의 경우 10일, 침수분손은 3개월이 필요했지만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보험사와 협력을 통해 자료집적기간을 1일로 단축, 실시간으로 침수사고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시청각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에어컨을 작동했을 때 진흙냄새나 심한 곰팡이 냄새 등 악취가 난다면 침수 피해를 의심한다. 또 안전띠를 끝까지 잡아당긴 후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변색 여부를 피는 것도 요령이다. 시거잭과 시트 스프링, 트렁크 바닥, 연료주입구 등 진흙을 닦아내기 어려운 부분을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고차 구매 시 인근 정비소에서 차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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