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쁜 누나’ 정해인, “20년이 지나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

입력 2018-06-02 11:00
[임현주 기자] 국민 연하남으로 떠오른 배우 정해인을 만났다.올해 봄, 매주 금, 토요일 밤만 되면 전국의 여성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집합시켰던 배우가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에서 연인 윤진아(손예진)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며 로맨틱하면서도 터프한 매력을 뽐냈던 서준희를 연기한 정해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설레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본방 사수했다는 정해인을 종영 후 일주일이 지난 5월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드라마로 ‘대세 배우’ ‘국민 연하남’ 등의 수식어를 얻은 그는 종영한 사실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촬영하는 내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단다. 아직도 서준희의 옷을 벗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해인에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첫 주연 작품이기에 유난히 컸던 책임감과 상대배우 손예진이 그간 쌓아온 것에 누가 될까 걱정이 앞섰던, 부담 그 자체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첫 촬영 이후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이상하면 이상한대로 다 좋아”라고 건네준 손예진의 이 한마디로 끝까지 완벽하게 서준희로 살 수 있었다는 정해인. 그에게 지금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20년이 지나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란다.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의 자리를 꿈꿔왔다는 5년차 배우 정해인. 그의 기분 좋은 행복함이 전해져 웃음이 가득했던 그날을 전한다. Q. 벌써 드라마가 끝이 났어요.정말 부정하고 싶어요.(웃음) 너무 행복하게 찍었거든요. 삿포로를 갔다 와야 정해인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은 준희예요. Q. 국민 연하남이 됐어요. 동안 비결이 뭐예요?그러지 마세요.(웃음) 나이가 30대 초반인데 연하남이라는 말 부담돼요. 요즘 수염도 나기 시작해서 동안도 아닌 것 같아요.(웃음) 비결이라는 건 따로 없고 긍정적인 마음과 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잠을 많이 자면서 드라마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어요. 하루에 한 7~8시간정도 잤거든요. 감독님의 배려덕분에 배우 포함 모든 제작진분들까지 하루에 12시간 이상 촬영한 적이 없었어요. 평균 촬영시간이 9시간이었다는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Q. 함께 호흡한 손예진 씨는 어떤 누나였나요?어떤 누나라고 형용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수식어를 붙이자면 너무 많은 말들이 떠올라요. 털털하고 착하고 지금까지 봤던 배우들 중에 연기 열정이 제일 대단했고 현장에서 임하는 태도와 에너지가 대단했어요. 누나가 똑똑해서 아이디어도 정말 많이 냈어요. 애드리브를 많이 짜주셨죠. 누나를 만난 건 행운 그 이상이에요. 운명적인 파트너였어요.Q. 정말 사랑에 빠진 남자의 눈빛이던데요.다 연기니까 준희의 역할에서 빠져나오는 게 힘들더라고요. 그만큼 몰입하고 집중했기 때문에. 역할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래나 새로운 것을 배운다거나 여행을 떠난다거나. 삿포로에서 돌아오면 2박3일정도 친구와 함께 짧은 여행이라도 하고 싶어요. 스케줄이 가능하다면.(웃음)Q. 준희와 진아가 테이블 밑에서 몰래 손을 잡는 장면은 많은 여성들을 설레게 했어요.제가 방송으로 봐도 너무 떨리더라고요. 그 회가 방송된 뒤로 친구들한테 연락이 많이 왔어요. 자기도 대학교 때 그런 적 있다면서.(웃음) 캠퍼스 커플이니까 비밀로 많이 사귀잖아요. 다들 그런 경험들이 많았나 봐요.(웃음) Q. 준희를 연기하면서 실제로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이후에도 또 새로운 작품을 해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하니까... 물론 연애 생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죠. 이번에 진심을 다해서 연기를 했었으니까. 지금은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직 연애보다는 드라마를 1회부터 보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종영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못 쉬었는데 아직까지는 행복해요. Q.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어요. 드라마 내용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제가 실제로 준희였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준희와 진아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건 적절한 타이밍이 맞아야한다는 걸 느꼈어요. 또 어느 지점에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준희가 제주도에 찾아 간 것도 엄청난 용기를 내서 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싸우고 나서 갔는데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이 분명 있었을 텐데 준희는 정말 멋있는 남자예요. Q. 실제 해인 씨 상황이었다면 제주도로 갈 수 있었을까요?저라면 준희처럼 사랑에 올인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음... 드라마에서 보여준 만큼 사랑했다면 갈 것 같아요. 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헤쳐 나가며 깊은 사랑을 나눈 사이였으니까.Q. 지금의 대세배우 정해인이 있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지쳤던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어요. 작품을 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신인 때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커졌어요. 아무래도 그때보다 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다는 게 느껴지니까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도 빨리 연기하고 싶어요.(웃음) Q. 요즘 그 누구보다 행복하실 것 같아요. 너무 만족하고 행복해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도 저한테 꿈이에요.(웃음) 이 자리를 통해 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많은 분들에게 전달된다는 사실도 꿈같고요. 제가 누리는 이 모든 생활들, 먹는 음식부터 두 다리로 멀쩡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이런 사소함이 주는 행복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Q.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지난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논란이 있었어요.이번 일로 배운 점이 많았어요. 제가 하는 행동과 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 싶었어요. 그만큼 좋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런 큰 시상식이 처음이었는데 인기상이나 시청자분들이 투표로 주신 상까지 받아서 과도하게 긴장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신경썼어야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어떤 자리든 주변을 돌아보며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일로 배운 점이 많았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우선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새로운 정해인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연기를 통해 저를 더 보여드리고 싶고요. 예정된 팬미팅을 잘 마무리 하는 게 요즘 제 목표예요. 저를 많이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어요.(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