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4월4일 서울시 마포구 한 카페에서 위너를 만났다.“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이 그룹 위너(WINNER)에게 어떤 한 해였냐고 묻자 강승윤은 부사 ‘가장’과 명사 ‘행복’을 혼합했다.리더의 말처럼 위너에게지난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이었다. 데뷔 앨범 ‘2014S/S’와 미니 1집 앨범 ‘EXIT: E’의 호(好)성적에도 불구, 또 다시 시작된 긴 공백기와 동료 남태현의 탈퇴로 안개 속에 내몰렸던 위너.위기에 굴하지 않은 네 멤버는2017년 ‘릴리 릴리(REALLY REALLY)’로 가장 극적인 컴백을 완성시켰다.“특별한 한 해였죠. 성장 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가 있잖아요. 지난해가 딱 그랬던 거 같아요. 물론 지금도 그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습니다.”(송민호)우려를 불식시키는 기분 좋은 카운터로 입지를 굳건히 한 위너가 정규 2집 앨범 ‘에브리데이(EVERYD4Y)’로 돌아왔다. 싱글 ‘페이트 넘버 포(FATE NUMBER FOR)’ ‘아워 트웬티 포(OUR TWENTY FOR)’에 이어 또 다시 숫자 ‘4’를 강조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더불어 2년 연속 같은 날짜에 신보를 공개하며 ‘4월4일은 위너 데이’라는 공식까지 완성시켰다.“저번 앨범부터 숫자 ‘4’를 강조해 왔어요. 영어 ‘포(For)’를 써서 팬 분들을 위해 활동하자는 이중적 의미를 담아냈고요. ‘릴리 릴리’가 참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래서 4월4일과 ‘4’는 저희에게 행운으로 다가옵니다. 저희의 모든 하루를 팬 분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패기와 에너지를 담은 컴백 날짜와 앨범명이에요.”(강승윤)타이틀곡은 ‘에브리데이(EVERYDAY)’다.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굳건히 1위를 유지 중인 이 노래의 장르는 트랩. 트로피컬 장르의 ‘릴리 릴리’, 디스코 풍의 곡 ‘럽미 럽미(LOVE ME LOVE ME)’로 이뤄낸 과거 성공 문법이 사라졌다.“멤버들도, 저도 한 가지 장르에 금방 질리곤 해요.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을 부르고 싶고요. 성장하기 위해선 머무르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다고 그걸 계속 밀고 나가면 대중 분들도 결국 지루해 하실 거예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게 저희는 더 재밌어요. 행복하고요.”(강승윤)신보에는 위너 앨범에서 만나는 송민호 두 번째 솔로곡 ‘손만 잡고 자자(TURN OFF THE LIGHT)’, 이승훈 첫 자작곡 ‘레이닝(RAINING)’ ‘해브 어 굿 데이(HAVE A GOOD DAY)’ 등이 실렸다. 강승윤, 송민호, 이승훈이 전곡 작곡, 작사에 참여한 것은 물론이다. “대중이 원하는 노래와, 메시지 있는 노래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어요. 때문에 수록곡은 진지하고 감성적이라면 타이틀곡이나 트랙 리스트 앞에 있는 노래는 가볍고 대중적이죠.”(강승윤)신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냐고 묻자 위너는 줄곧 지향해온 음악으로 승자가 되는 노래를 언급했다. “데뷔 때부터 해오던 이야기가 있어요. 그룹명이 위너잖아요. 듣는 분께서 저희 이름처럼 위너가 되실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 그게 항상 목표였어요. 직접적으로 ‘여러분 힘내세요’ 하는 곡도 있고, 아니면 ‘이 가사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나요?’ 하는 곡도 있어요. 위로든 공감이든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게 공통점 아닐까 싶어요.”(강승윤)강승윤은 “4년 활동했다. 잘되려고 하면 사건이 있었다”라며 단어 ‘풍파’를 꺼냈다. 그리고 ‘풍파’를 겪는 동안 위너는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의 중추로 성장했다. “감사하게도 회장님(양현석)께서 저희 의견을 다수 존중해 주셨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지적 대신 칭찬만 해주셨습니다. 이토록 호평 받은 적이 없었어요. 이제는 농담도 자주 나누는 사이예요. 전보다 더 가까워진 기분입니다.”(강승윤)
현재 YG엔터테인먼트는 군 입대를 이유로 잠시 활동을 멈춘 그룹 빅뱅(BigBang)의부재가 뼈아픈 상황. 후배 위너, 아이콘(iKON), 블랙핑크(BLACKPINK)가 분전(奮戰) 중이지만 아직 선배를 대신하긴 역부족이다. 이 가운데 강승윤은 “어떤 장르를 부르더라도 ‘이거 위너 노래네?’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 그런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개성과 목소리가 위너의 색깔 아닌가 싶다”라며 빅뱅의 독창성을 부러워했다.위너는 빅뱅과 YG엔터테인먼트가 수년 간 일군 토양에서 피어난 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Mnet ‘윈: 후 이즈 넥스트(WIN: Who Is Next)’에서 발표한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으로 유추할 수 있듯 빅뱅에서 피어났지만 빅뱅과 다른 그룹이다. 위너에게 독창성은 시기의 문제일 뿐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다. ‘공허해’ ‘릴리 릴리’ ‘럽미 럽미’ 그리고 ‘에브리데이’.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위너가 여태껏 칠한 색깔이다. 과연 위너 넷은 빅뱅의 부재 동안 그들만의 색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매해 4월4일이 기대되는 이유다.한편 위너(WINNER)는 4일 오후 6시 타이틀곡 ‘에브리데이(EVERYDAY)’가 포함된 두 번째 정규 앨범 ‘에브리데이(EVERYD4Y)’를 공개했다.(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