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자동차회사가 모터쇼를 떠나는 이유

입력 2018-03-27 06:50
-디트로이트 모터쇼, 벤츠에 이어 BMW도 불참

-국내 모터쇼도 입지 축소, 자구책 마련해야

BMW가 북미 국제오토쇼(NAIAS, 디트로이트모터쇼)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내년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등 독일 대표 자동차회사가 잇따라 미국의 대표 모터쇼를 이탈하면서 전통적인 모터쇼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NAIAS 불참 의사를 밝힌 BMW가 대신 주목한 것은 같은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다. 실제 BMW는 해마다 CES 야외 공간을 확보하며 지능형 자동차 이미지를 내세우는 중이다.



BMW 외에 NAIAS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마쓰다, 미니, 볼보차, 페라리, 미쓰비시 등은 수 년 째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재규어랜드로버와 포르쉐를 포함한 주요 스포츠카 제조사도 올해 참가를 건너뛰었다.그 결과 올해 NAIAS는 특별한 첨단 기술 소개 없이 SUV와 픽업 트럭 중심의 미국차만 등장했고, 참가 업체도 기존 50~60여 개에서 30여 개로 대폭 줄었다. 열흘 먼저 개막한 CES에 완성차업체들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 및 미래형 컨셉트카 등을 앞 다퉈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선 모터쇼 위상이 예전만 하지 못한 데다 지능형으로 변모하는 점을 모터쇼 기피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배경은 조금 다르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모터쇼도 NAIAS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는 6월 열릴 2018 부산모터쇼 역시 규모가 점차 작아지는 추세다. 판매가 재개된 폭스바겐조차 불참을 선언한 데다 볼보와 FCA, 푸조-시트로엥등은 이미 매년 참가를 하지 않고 있어서다.



물론 부산모터쇼의 경우 주목도가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각 회사들이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굳이 참가 이유가 없다는 설명은 NAIAS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신 과거와 달리 온라인이나 자체 이벤트 등으로 얼마든지 제품을 알릴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은 참가 의지를 추가로 낮추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제네바모터쇼처럼 여전히 흥행을 이끌어 가는 곳도 있다. 각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공정하게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다. 그래서 한 해의 자동차 트렌드나 신기술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사로 평가받기도 한다. NAIAS 주최 측이 제네바모터쇼를 벤치마킹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이유다.

그런데 앞으로 '자동차'만 내세운 모터쇼는 점차 경쟁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전동화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청사진을 자동차로만 보여줄 수 없다는 얘기다. CES에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몰려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도시 이름과 월드프리미어만앞세운 모터쇼가 더 이상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얘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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