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18 전기차 구입에 대한 모든 것-④충전

입력 2017-12-20 09:36
수정 2017-12-20 11:13
1회 충전 후 주행 거리가 대폭 늘어난 전기차가 쏟아지면서 이른바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특히 2018년 등장할 전기차는 주행 거리가 최소 기준으로만 200㎞를 훌쩍 넘고, 일부 차종은 400㎞를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에서도 쏠림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전기차 구매 단계부터 유지 및 처리까지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전기차의 모든 것을 단계별로 분류해 정리했다. 편집자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 중 하나가 충전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충전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5분 내외면 끝나는 주유와 달리 수십분~수시간 걸리는 충전 시간도 부담이다. 전기차 충전하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이야기도 인터넷상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각 전기차마다 충전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고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구매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충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전기차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급속 충전 표준 4종...차데모에서 콤보1로 대세 옮겨가

-최근 '콤보1' 표준 단일화 진행



2017년 12월 기준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는 급속 충전의 경우 네 가지 규격을 사용한다. 전기차 도입 초기엔 차데모가 주를 이뤘지만 미국에서 주로 쓰는 콤보1(타입1)과 AC3상 등이 도입됐다. 올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유럽 표준인 콤보2를 지원한다. 규격이 각각 다르다보니 국내 공공 충전기엔 세 개의 충전 케이블이 달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산업통상지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전기차 충전기 표준을 콤보1로 단일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표준(KSR IEC 61851-1) 개정(권고)안을 고시했다.

충전 규격을 나타내는 표시 중 DC(Direct Current)는 직류, AC(Alternating Current)는 교류를 의미한다. 급속 충전엔 직류, 완속 충전엔 교류를 사용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전류를 충전하기엔 직류가 유리해서다.

차데모와 DC콤보는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을 분리 운영한다. 다만 콤보는 한 커넥터에 급속과 완속 연결부를 통합, 이용자 편의와 설치 공간 활용 등을 고려했다. 차데모와 DC콤보 사이의 차이는 자동차와 충전기 간 통신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전기차가 충전되는 동안 잔량, 충전 속도 등 배터리 상태정보가 차와 충전기 사이에 공유돼야 한다. 이를 위한 통신 채널이 필요한데, 차데모는 유선 방식, DC콤보는 무선 방식을 채택했다. 무선 방식의 경우 주파수 간섭 문제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르노삼성 SM3 Z.E는 급속 충전 규격도 교류다. 이는 발전소에서 충전기까지 교류로 들어오는 전류를 직류로 변환해주는 온보드차저(OBC)가 충전기에 있는지, 차에 내장돼있는지의 차이로 구분된다. 르노가 사용하는 AC3상의 경우 별도의 DC 변환 어댑터가 필요없고, 충전 효율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오랜 시간 국제 표준이 없다보니 전기차 충전 방식이 브랜드별로 달라 각국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DC콤보 방식을 채택한 전기차가 잇따가 출시되면서 ‘콤보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처럼 출시 초기 차데모 방식에서 DC콤보로 충전 방식을 바꾼 사례도 있다.

-전기차 구매 시 완속충전기 설치 지원

-이동형 충전기도 지원대상 포함

환경부는 전기차 신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완속충전기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충전기 설치를 원하는 공동주택, 사업장, 전기차 구매자 등을 대상으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충전기 설치 대행사를 선정한다. 설치 신청 접수와 설치 확인 등의 업무는 공단이 맡는다. 대행사는 충전기 설치지원, 사용요금 정산, 유지보수 등을 담당한다.



보조금은 사용 방식에 따라 공용/비공용으로 구분해 차등 지원한다. 공용 완속충전기는 상시개방 여부, 현장결제 지원, 충전소 정보시스템(ev.or.kr)에 정보제공 여부 등에 따라 완전개방과 부분개방 등으로 세분화한다. 공용 충전기는 주차면 100기당 최대 1기씩, 비공용 충전기는 전기차 1대당 최대 1기씩 지원한다. 금액은 2017년 기준 충전기 1기 설치 시 공용 완전개방 500만원, 부분개방 400만원, 비공용 300만원이다. 설치 대수가 늘어날수록 대당 지원금은 줄어든다.

2018년부터 충전기 설치 지원금은 축소된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공개한 '2018년 전기차, 충전인프라 보조금 체계 개편(안)'을 통해 공용 충전기 최대 400만원, 비공용 충전기는 최대 150만원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단, 비공용충전기에 대한 보조금은 2018년 3월까지는 2017년 기준에 따른다. 전기차 계약 후 출고 기간을 감안, 2017년 내 전기차를 계약한 소비자 중 2018년 3월까지 출고(등록)을 마치는 구매자에 한해 2017년 기준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2018년 3월 이후 차를 출고하는 소비자는 당해 기준으로 보조금이 책정된다.

주차 공간 등의 문제로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수 없다면 이동식 충전기를 신청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동식 충전기에 배정된 지원금은 60만원으로 사실상 구매자가 부담할 비용은 없다.

이동식 충전기는 RFID 태그를 부착한 220V 콘센트에 연결해 충전한다. 태그가 부착된 곳이라면 지정된 장소 외에 다른 건물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라벨이나 태그, 카드 등에 내장된 반도체칩 등에 저장된 데이터를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비접촉식으로 읽어내는 기술이다. 이동식 충전기 이용자는 전용 태그에 충전기를 가까이 가져가 인식시킨 이후 충전을 진행하면 된다. 통신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별도로 집계하기 때문에 빌딩이나 아파트 등에서도 전기요금을 별도로 정확하게 책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충전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으로 나뉜다. 계절과 충전 시간대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2019년12월31일까지 기본요금은 전액, 전력량 요금은 50% 감면한다. 단, 이동형 충전기는 기본요금 1만1,000원을 내야 한다.

-공공 충전기, 완속보다 급속 사용 빈도 높아

-'충전시간 제한' 명심해야

국내 공공 충전기 현황은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ev.or.kr) 사이트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 외에도 한국전력,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포스코 ICT, 에버온, 현대자동차 등 타 기관이 운영하는 충전소 정보도 동시에 제공한다. 급속/완속 충전기 보유 현황, 충전기 방식, 운전상태, 주소, 이용 요금, 위치 및 경로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공공 충전시설은 급속 충전기 1,508대, 완속 충전기 1,606대 등 총 3,114대다. 해당 충전기들은 전국 1,589개 충전소에 배치돼있다.



그러나 공공 충전기 이용 시엔 1회 충전 시간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는 40분, 대형 마트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는 1시간 30분까지만 충전할 수 있는 식이다. 추가로 충전하려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충전 장소에 장시간 주차하는 걸 막고, 전기차 배터리 내구성을 위한 조치다.

요금 결제는 충전사업자별 회원카드 또는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회원카드는 사전에 회원가입 후 결제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교통카드는 회원가입이 필요없지만 결제 시 절차가 복잡하다는 게 단점이다. 충전기 시스템의 한계로 선결제, 취소, 재승인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공공 충전기를 이용한 전력요금은 ㎾h당 313.1원이지만 개인용 충전요금과 마찬가지로 2019년 12월31일까지 ㎾h당 173.8원이 적용된다.

공공 충전기와 별개로 개인 또는 사업자가 설치한 공동사용 충전요금은 충전사업자별로 차이가 있다. 환경부는 사전에 회원 가입한 소비자에 한해 공공 충전기와 동일한 ㎾h당 173.8원을 부과한다. 비회원일 경우 ㎾h당 313.1원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충전은 회원일 경우 ㎾h당 173.8원이지만 환경부 회원은 ㎾h당 430원을 받는다. 포스코ICT는 회원일 때 ㎾h당 313.3원, 비회원은 ㎾h당 430원이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급속 충전기 30분~1시간, 완속 충전기 4~10시간 내외다. 같은 차종이어도 충전기와 차의상태, 날씨 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급속 충전의 경우 배터리 용량의 80% 정도만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완충'은 완속 충전으로만 가능하며, 급속 충전은 배터리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충전 용량에 제한을 둔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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