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부터 박소담까지 ‘앙리 할아버지와 나’, 언 마음을 녹여줄 12월의 프랑스 연극 (종합)

입력 2017-11-15 17:39
수정 2017-11-15 22:17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연극계에 어벤져스가 떴다.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연출 이해제)’의 제작발표회가 11월1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수현재씨어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해제 연출가,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 이도엽, 조달환, 김은희, 강지원이 참석했다. 사회는 수현재컴퍼니 대표 조재현이 맡았다. 이와 관련 ‘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두 키워드 ‘프랑스’ 그리고 ‘캐스팅’이 시선을 끈다.먼저 ‘프랑스’다. ‘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프랑스에서 ‘앙리 할아버지와 대학생(L’Etudiante et Monsieur Henri)’이란 제목으로 지난 2012년 초연됐던 바 있다.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다음은 ‘캐스팅’이다. 연극 무대에서도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가 전면에 나서 관심을 한 데 집중시킨다. 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가 만났다.이 만남은 12월 객석을 포근히 감쌀 수 있을까. 앞서 소개했듯 ‘앙리 할아버지와 나’의 강점은 화려한 캐스팅이다. 이 가운데 이순재와 신구는 30년 전 아내를 잃고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78세의 전직 회계사 앙리 역을 번갈아 맡는다. 이순재는 “제목의 앙리 영감을 맡은 이순재다”라며, “재밌는 작품이고, 잔잔하면서도 많은 정서를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알렸다.‘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이순재/신구)와 상큼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박소담/김슬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이순재는 “70대 후반의 할아버지와 20대 초반 처녀의 관계다. 오해는 마시라”라며, “전혀 세대가 다르다. 중간에 한 세대가 빠졌다. 극과 극의 세대가 같이 동거하면서, 각자의 가치관에 의해 아들과 딸이라는 대한민국에 있는 관계를 중화시켜가면서, 나중에 해피 엔딩까지. 여기에 젊은 세대의 실업 문제도 있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안내했다. 신구 역시 이순재와 함께 세입자 콘스탄스와 동거하는 78세 전직 회계사 앙리를 공연한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해서 감동이 있는 연극을 만들어보겠다”라고 포부를 밝힌 그는 역할과의 동질성을 묻는 질문에 “한 반쯤은 비슷한 것이 있다. 그 반을 마저 찾아서 표현할까 생각 중이다. 재밌을 것 같다”라고 연극을 향한 기대도 드러냈다.‘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세대 간의 갈등 문제를 녹여낸 작품이다. 이 가운데 신구는 이순재와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스스럼 없이 임하는 배우. 세대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 그가 여전히 후배와의 관계에 잘 녹아드는 비결은 무엇일까.신구는 “세대 차이는 물리적인 숫자 차이가 아닌가. 그런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일대일 인간이다. 그렇게 대하면 해소하기가 쉽다”라며, “기존 자기 의식을 빼고 지금 잘하고 있는 사람의 의견에 접근하려고 노력하면 폭이 좁아지고 소통하기 쉽다”라고 답을 전했다. 박소담과 김슬기 역시 앙리 역의 이순재와 신구처럼 한 역할에 더블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새로운 삶을 꿈꾸는 대학생 콘스탄스 역을 연기한다. 콘스탄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 연이은 학업 실패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앙리의 도움으로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한다.박소담은 콘스탄스를 연기하면서 건강함이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콘스탄스라는 인물은 본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본인만의 강한 에너지, 건강한 에너지로 밝게 살아가는 친구다”라며, “콘스탄스가 건강한 친구이기 때문에 좋은 선생님인 할아버지를 만났을때 좋은 에너지를 같이 나눌 수 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말씀드렸는데, 건강하고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콘스탄스의 건강한 에너지가 크게 와닿았다”라고 했다. 김슬기는 그간 연극 ‘서툰 사람들’ ‘리턴 투 햄릿’, 뮤지컬 ‘디셈버’ 등 다양한 공연에 올라 무대 경력을 쌓았던 바 있다. 과연 그는 콘스탄스를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을까. 김슬기는 “콘스란스란 인물은 굉장히 맹랑한 친구고, 자유분방한 친구다. 요즘 세대 중 자기 진로를 찾아가는 부분에 있어서 사회에 주눅이 든 속이 곪아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것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자신이 해석한 콘스탄스를 밝혔다.이어 그는 “이 역할을 좀 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대본에 있는 그대로 그저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나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말로 박소담의 콘스탄스연기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열심을 언급했다. “영광인 자리고, 항상 공부하는 입장으로 연습하고 있다”라는 말로 각오를 전한 이해제 연출가는 프랑스 원작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부분은 없다고 했다. 작업을 하다 보니까 프랑스나 대한민국이나 사는 모습이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고.그는 “미래가 불확실한 젊은 친구가 스스로 어떻게 미래를 개척할지 모르는 어떤 상태에서 앞으로 나아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비단 한 친구만이 아니라 괴팍한 할아버지의 어떤 성장 이야기도 같이 담고 있다. 나중에 보면 할아버지를 둘러싼 가족의 성장이기도 하다. 우리 연극이 말하는 가족 성장이라는 것이 사회 성장이고, 인식의 성장인 듯하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연출 방향을 알렸다.한편 김슬기가 “여러분 마음 녹일 준비하고 있을 테니 오셔서 녹아주시면 되겠다”라는 말로, 박소담이 “이 추운 겨울날 여러분의 마음을 아주 따뜻하게 녹여줄 작품이 정말 왔다”라는 소개로 예매를 서두르게 하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는 12월15일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국내 초연된다.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