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고두심과 김성균이 ‘채비’로 만났다.영화 ‘채비(감독 조영준)’의 언론시사회가 10월26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조영준 감독, 고두심, 김성균, 유선이 참석했다.이와 관련 ‘채비’에서 엄마는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아들의 홀로서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엄마는 그간 수많은 엄마를 그려내온 고두심이, 아들은 능한 연기력의 김성균이 연기했다. 고두심과 김성균. 두 사람이 11월 극장가의 눈물샘을 힘껏 자극할 채비를 마쳤다.‘채비’는 조영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사냥’ ‘피아노’ ‘인투 포커스’ 등 단편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실력을 쌓았던 바 있다. 그는 “4, 5년 전 쯤 다큐멘터리를 봤다. 쉰 살 지적 장애 아들을 혼자 돌보면서 키우는 여든 노모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다. 거기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영상 편지를 남긴다. ‘너 때문에 행복했다’라고. 눈빛에서 긍정과 희망을 봤다. 이 모자(母子)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알렸다.
고두심은 지적 장애 자녀 인규(김성균)를 홀로 키우는 가운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 애순을 연기했다. 브라운관 대신 스크린에서 마주하는 고두심의 연기는 어딘가 낯설지만 그것은 공간이 주는 생경함일 뿐, 그는 관객에게 울음을 강요하는 대신 실제로 지적 장애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실제와의 기시감을 전달했다.행동은 아이 같지만 나이는 서른인 아들을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공부시키는 데 온 힘을 쏟는 애순을 보면 보통의 모자 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당연히 스친다. 고두심은 “같은 어머니라도 아픔이 있는 그런 자식을 가진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배로 가중되는 것이 있을 테다. 그것에 신경을 쓰면서 연기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알렸다.또한, 고두심은 현장에서 영화 출연의 이유로 김성균을 소개해 이목을 모았다. “김성균 씨가 하는 드라마를 봤던 적이 있다. 언젠가 호흡을 한 번 맞춰보고 싶은 배우 중 한 사람으로 꼽고 있었다. 이번에 섭외가 오면서 아들이 김성균 씨라고 해서 흔쾌히 시작을 하게 됐다.” 또한, 김성균과의 호흡은 옛날부터 호흡을 맞췄던 것처럼 익숙했다고.
김성균은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아들 인규를 표현했다.지적 장애자의 연기는 그간 여러 영화에서 대중과 접점을 찾았던 바 있다. ‘말아톤’ 조승우와 ‘맨발의 기봉이’ 신현준의 연기가 대표적 예. 이 가운데 김성균의 연기는 앞선 두 배우의 연기와 크게 다른 면 없이 다가온다. 신파 대신 가족의 사랑을 그려내는 것에 중점을 둔 영화였기에 연기가 돋보이지 않은 것일 수도. 그러나 상대 역의 배우는 고두심이었다. ‘채비’는 고두심의 영화지만, 어떤 때는 더 돋보이는 연기를 김성균은 해냈다.김성균은 “‘마라톤’은 워낙 좋아했던 영화다. ‘맨발의 기봉이’라는 영화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영화들을 되도록 다시 안 보려고 노력했다. 찾아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시작이 장애인 다큐멘터리에서 시작한 영화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나 그런 쪽으로 많이 생각했고”라고 레퍼런스를 영화 대신 다큐멘터리에서 찾았다고 밝혔다.유선은 30년 경력의 프로 독립 인생, 애순의 딸 문경을 그려냈다. 고두심과 김성균의 연기 전쟁 가운데 유선은 자신만의 입지를 찾아내 관심을 집중시켰다.고두심, 김성균, 유선의 캐스팅이 완성되는 데는 유선의 공(功)이 컸다고. 유선은 “대본을 먼저 받았다. SBS ‘우리 갑순이’를 찍고 있던 때라서 카메가가 꺼진 순간에도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고두심 선배님에게 대본을 들고 찾아갔다”라며, “두 분을 엄마와 동생으로 만나게 돼서 행복했다. 진짜 가족이 됐던 작품이 아닌가 싶다”라고 행복을 드러냈다.한편, ‘채비’는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말썽쟁이 아들을 보살피는 잔소리꾼 엄마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소원을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KBS, MBC, SBS를 아우르며 총 여섯 번의 지상파 연기 대상을 수상한, 또한 ‘제29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까지 거머쥐었던 바 있는 고두심이 주연을 맡았다. 11월9일 개봉 예정.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