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보유 차에 ADAS 설치
-딜리버리 서비스로 만족도 높여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1,800억원, 도입 초기인 2011년 6억원과 비교해 300배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업계 1위 쏘카는 300만명, 2위 그린카는 225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세에 따른 진통도 적지 않다. 차 관리와 수리 비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다. 비회원, 심지어 미성년자나 면허 정지 중인 사람이 카셰어링을 이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보고된다. 또한 보험 업계에서는 카셰어링의 사고율이 높다고 지적한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몇 년 전부터 수차례 진행해왔다. 깨끗하게 사용한 사람에겐 할인권 등 '당근'을 내놓은 반면 흡연 등이 적발되면 이용 정지 등 '채찍'을 줬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쏘카는 차에 모빌아이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설치했다. 위험 감지 시 운전자에게 경고를 알려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애프터마켓 제품인 만큼 직접 차에 제동을 걸거나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진 못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사고 발생의 50%, 전방 충돌의 경우 80~90%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게 모빌아이측 설명이다. 직접 쏘카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며 ADAS 기능들을 체험해봤다.
▲시승체험
이용 전날 모바일 앱을 통해 차를 예약했다. 예약 메뉴에서 이용 가능한 차종과 위치, ADAS 장착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ADAS 장치를 적용한 현대차 아반떼를 선택했다. 최근 회사가 시행 중인 딜리버리 서비스도 신청했다. 원하는 시간과 지역을 지정하면 차를 가져다주고, 반납도 같은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약 시간 10분 전 차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약속장소로 나가니 직원은 차를 주차하고 이미 자리를 뜬 후였다. 카셰어링의 특징이 비대면 서비스라는 점이 새삼 느껴졌다.
카셰어링은 차 키가 필요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회원 카드를 터치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블루투스 연결로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내외관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차에 올랐다.
회사가 자랑하던 ADAS 장치는 생각보다 작았다. 처음엔 어디 위치했는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차분히 앉아 운전석 주변 곳곳을 살폈다. 운전석쪽 윈드실드 하단에 손목시계 크기의 작은 디스플레이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애프터마켓용 모빌아이 ADAS의 구성은 작은 디스플레이와 전방 비전 센서 등으로 단출하다.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전방추돌경고, 보행자추돌경보, 차간 거리 모니터링 등 구현
-시청각 경고 위주...차선이탈경고는 진동 경고 기능도 지원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였다. 주행 상황에 따라 ADAS가 정확히 작동하는지 체험해보기로 했다. 안전을 위해 사진 촬영은 동승객에게 부탁했다. 출발지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모여 있는 주택가였다. 제한속도 시속 30㎞가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 크기는 작았지만 시인성은 나쁘지 않았다. 전방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기 충분했다.
비교적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 진입했다. 속도를 내긴 어렵지만 평소에도 차가 많아 센서의 상태를 확인하기 좋은 환경이다. 앞 차와 간격이 좁아지자 화면에 자동차 그래픽과 함께 앞 차와의 거리가 숫자로 표시됐다. 거리가 가깝고 상대 속도가 빠르면 표시가 붉은색으로 바뀌고 경고음도 울렸다.
차선이탈경고는 시속 60㎞ 이상 속도에서만 작동하도록 돼있다. 주위에 차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서서히 옆으로 이동했다. 처음엔 화면에 표시된 선 두 개의 색상이 바뀌더니 차가 완전히 선을 밟자 소리와 함께 시트가 진동했다. 캐딜락의 햅틱 방식처럼 좌우 방향까지 구별되진 않았지만 진동이 강력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시트 안쪽에 명함 지갑 크기의 진동기가 들어 있었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주택가로 차를 옮겼다. 주택가 이면도로에선 사람들이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길을 건너는 게 일반적이다. 보행자 추돌경고는 시속 1㎞까지 일단 차가 움직이기만 하면 여지없이 경고를 알렸다. 잠깐의 부주의가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작동 범위 등이 만족스러웠다.
▲총평
지난 6월 보험개발원은 카셰어링 업체의 사고 발생률이 일반 차보다 10배나 된다고 밝혔다. 일반 개인용 자동차의 사고 발생률이 13.8%인데 카셰어링용 자동차는 대물 배상이 149.6%에 달했다는 것. 강력한 카셰어링 사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ADAS 장착은 카셰어링 이용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카셰어링이나 렌터카 등 대여용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본형이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이 강력한 안전품목을 자랑해도, 기본형에선 선택품목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다수다. 상대적으로 사고 대비에 취약했던 카셰어링이지만 앞으론 보다 안전하게 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물론 업계의 노력만큼 소비자 인식의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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