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혼다코리아, 녹사태 해결의 열쇠는 '실행'

입력 2017-09-29 07:00
수정 2017-10-26 18:44
-혼다코리아, CR-V 녹 사태 관련 공식 입장문 게재



미국 앨라바마대학 연구팀이 한 가지 실험을했다. 무례한 행동을 겪은 후 즉시 사과를 받았을 때와 아무런 사과가 없었을 경우 사람의 혈압을 측정했다. 결과는 당연히(?) 문제상황을 겪었을 때는 크게 분노했지만 사과를 받은 직후에는 분노 폭이 빠르게 감소해 평균 수준을 찾아갔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그래서 얼마나 신속하고 진정성있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신속한 사과는 잘못을 뉘우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약속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혼다코리아가 CR-V 녹 발생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녹 발생 현상과 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시간이 필요해 공식 사과가 늦어졌다는 설명이다.그러나판매사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보상방침을 밝혔다고는 하지만 수입사 차원의 사과가 녹사태 발생이 두 달이 넘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건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사과를 받아들여야 할 소비자의 대부분이 큰 실망을 토로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해자 상당수가교환 및 환불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피해를 입은 다수의 구매자들은 녹이 발생한 사실 자체보다 혼다코리아의 태도를 지적한다. '혼다' 브랜드를 믿고 차를 산'고객'에게 즉각적인 공개 사과가 없었을 뿐더러 문제가 일어난 경위에 대한 설명 부재 등 진정성있는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다.결국 감정을 상하게 한 셈이다.그래서공개 사과에도 불구하고소비자들의 원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혼다는 물론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후 원인 파악에 적극 나선 건 사실이다.그 결과 두 달이라는 기간이 필요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 지에 대해선 배려가 부족했다.

루마니아 출신 미국의 유명한 품질혁명 창시자로 일컫는 조셉 주란은 그의 품질 3원칙에서 "소비자 만족을 위해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건 없다"고 조언했다. 한 번의 불쾌한 경험, 불친절한 직원, 임시방편 약속이 기업을 어렵게 만든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혼다 CR-V 녹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혼다코리아는 첫 번째 행보로 사과문을 게재했다.사과문은 임시방편일 뿐 해결책이아니다. 이제 중요한 건 사과문에 게재한 내용을 최대한 빨리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이미 사과도 늦었다는 불만이 적지 않으니 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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