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보미 “롱런하는 ‘아줌마 배우’ 되는 것이 꿈”

입력 2017-09-29 11:44
[마채림 기자]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물으니 그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앳된 미소로 김보미 다운 털털한 답을 내놓았다. “아줌마 배우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큰 눈망울에 기다란 목, 작은 얼굴이 흡사 사랑스럽고 연약한 사슴을 연상케 했지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만큼은 달랐다. 그 누구보다 또렷한 눈빛과 담담한 태도로 연기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말을 뱉는 그의 모습은 천생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영화 ‘써니’를 비롯해 ‘구가의 서’, ‘별에서 온 그대’, ‘어셈블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김보미. 최근 JTBC 드라마 ‘맨투맨’과 웹드라마 ‘어쩌다18’, 공연 ‘나의사랑 나의신부’ 등을 연달아 마친 뒤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는 그는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었다.Q. 화보 촬영 소감기대가 큰 만큼 부담이 컸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현장 분위기가 좋아 재미있게 임할 수 있었다. 가장 편했던 건 세 번째 콘셉트의 캐주얼한 데님룩.Q. 근황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가 한 달 전에 막을 내렸고 웹드라마 ‘어쩌다18’이 네이버TV를 통해 방송됐다. 병행하던 작품들이 모두 끝난 데다 최근 회사를 옮겨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주로 운동과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보다 준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는 중이다.Q. 쉼 없이 활동하고 있다. 비결은?많이 쉬었던 것 같은데…(웃음) 작품 욕심이 많은 편이라 쉬지 않고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 마음이 작년부터 더 강해진 것 같다. 드라마 ‘맨투맨’이 끝난 뒤에도 휴식 없이 연극 출연을 결심했다. 연극 출연이 나에게는 휴식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막상 해보니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연극을 하는 동안에는 연극에만 몰입할 계획이었는데 ‘어쩌다18’ 시나리오에 끌려 드라마까지 병행하게 됐다.Q. 올해 ‘맨투맨’과 웹드라마 ‘어쩌다18’에 출연했다. 소감?‘맨투맨’ 촬영을 할 땐 다른 프로그램과 병행하지 않을 때라 오직 ‘맨투맨’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이후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에 출연하는 도중 ‘어쩌다18’에 투입돼 작품 몰입이 어려웠다. 작품 속 캐릭터가 상반돼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Q. 연극, 영화, 드라마 중 가장 흥미로운 것드라마. 바로 피드백이 오기 때문에 그 피드백을 반영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요즘에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많아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조금 어려워졌다.그런 면에서는 연극이 최고인 것 같기도. ‘나의사랑 나의신부’에 출연했을 때 공연을 마친 직후 바로 댓글이 올라와 놀랐던 적도 많았다. 관객들의 댓글이 당근과 채찍이 돼 연기 연습에 큰 도움을 받았다.발레 전공이라 무대 위에 섰던 경험이 많았는데도 불구, 공연이 주는 부담감이 매우 컸다. 첫 일주일 정도는 대사를 틀릴까 걱정돼 매일 떨면서 무대에 섰다. 지나고 나니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난 희열이 대단하더라. 연극 덕분에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Q. 연극 출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극 중 배역이 요가 선생님이라 요가복을 입고 연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주로 커플들이 많이 보러 오는 연극이었는데 요가복이 타이트해 몸매가 드러날 때마다 여성분들이 남자친구의 눈을 가리더라. 공연이 끝난 뒤 싸우는 커플들을 목격한 적도 있는데 의도한 바가 아니라 괜히 민망하고 미안했다. (웃음)Q. 그럼에도 연극이 아닌 드라마에 가장 큰 애착을 갖는 이유지금까지 제일 많이 해왔던 게 드라마다. 연기 경력이 있다 보니 웬만한 스태프분들, 감독님들과 안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어 좋다.Q. 출연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영화 ‘써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밖에 ‘별그대’, ‘어셈블리’ 등 남다른 작품이 많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워낙 잘 돼서 기억에 남고, ‘어셈블리’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참 좋아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써니’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작품이라 서로 친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어셈블리’는 대선배님들과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송윤아, 정재영, 김서형 선배님과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낸다. Q. 영화 ‘써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는 아직까지 친하게 지내는지정말 다 친하다. 특히 최근 bnt 화보 촬영을 했던 진주와 가깝게 지낸다. 얼마 전까지 잠원동에 살았는데 진주를 꽤서 내가 사는 잠원동으로 이사 오게 했다. 아주 가까이 살아서 별일이 없어도 서로 연락해 얼굴 보고 헤어지곤 했다. 그러다 내가 우연치 않게 대치동 쪽으로 집을 옮기면서 떨어지게 됐다.Q. 이사 간 이후로 진주 씨와 만나는 횟수가 줄었는지그렇지도 않다. (웃음)Q. 자신의 성격과 가장 비슷한 배역 ‘어쩌다18’의 배역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 역할처럼 괴팍한 느낌은 아니지만 털털한 모습과 외출할 때면 꼭 꾸미고 나가야 되는 면이 비슷하다. (웃음) 웹드라마로 이미 네이버TV를 통해 방송된 작품인데 좋은 기회로 이번 추석 연휴에 편성이 됐다. TV로 선보일 수 있어 좋다. 자기가 출연한 드라마를 두고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주책이긴 한데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 적극 추천하고 싶다.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이가 나이인지라 멜로에 관심이 간다. (웃음) 서른다섯이 되기 전에 꼭 액션물을 소화해보고 싶다. 워낙 활동적인 걸 좋아해 운동을 즐긴다. 헬스, 필라테스 등을 좋아한다.Q. 호흡을 맞추고 싶은 남자 배우‘어쩌다18’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희찬과 다시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 호흡이 너무 잘 맞았는데 함께하는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Q. 배우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뿌듯했던 때촬영장에서 감정 연기가 안 됐던 적이 없었는데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구슬프게 울어야 했던 장면은 유난히 감정 연기가 안 돼 힘들었다. 다행히 편집을 잘해주셔서 슬프게 잘 나왔다. 당시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던 작품이다. 음식이 안 들어가 살이 많이 빠져 체중이 38kg로 줄기도 했다. 그래도 힘들었던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긍정적인 댓글을 보고 나서야 직접 모니터링했을 정도로 압박감이 컸던 장면이었다.가장 뿌듯했던 때는 ‘별그대’ 이후. 말도 안 될 정도로 중국을 오갔고, 한국에서도 일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가 가장 뿌듯했다.Q. 친하게 지내는 배우영화 ‘악녀’의 김서형 선배님과 신소율 언니. 서형 언니는 겉으로 보이는 카리스마와 다르게 허당 매력이 있다. 귀여운 언니다. (웃음) 처음에는 언니의 기에 눌려 같은 대기실을 쓰기 두려울 정도였다. ‘어셈블리’를 함께 하면서 막판에 친해졌다.신소율 언니와는 친자매처럼 친하다. 이번에 이사 간 집이 소율 언니네 집과 걸어서 30초 정도 거리다. (웃음) 원래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던 사이인데 요즘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영화 ‘써니’ 친구들은 워낙 다 친하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지일주 오빠와 가장 친하다.Q. 김서형 씨와의 친분은 조금 의외다.서형 언니 집에 자주 놀러 가서 언니가 직접 한 요리도 맛보고 강아지 이야기도 나눈다. 언니가 요리를 참 잘 하신다. 뚝딱뚝딱 요리하시는 편. (웃음) 얼마 전에는 바쁜 일정에도 ‘나의사랑 나의신부’ 연극을 보러 와주셨다. 덕분에 큰 힘이 됐다.Q. 롤모델하지원 선배님. 쉬운 연기만 택하지 않고 액션, 무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다. 실제 성격도 너무 좋다고 들었다. 지나가다 마주친 적은 있는데 워낙 팬이라 함부로 인사도 못 드렸다. 기회가 된다면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데 아직 기회를 못 만나 너무 아쉽다.Q. 취미집에서 모든 드라마를 다 본다. 아침 드라마, 주말 드라마, 미니시리즈 모두 다 챙겨본다. 잠이 많은 편이 아니라 가능하다. 요즘 생긴 취미는 독서. 예전에는 책 읽을 시간에 시나리오를 하나 더 보려는 마음이었는데… 나이가 들었나? (웃음) 이상하게 자꾸만 책에 손이 간다. Q. 추천하고 싶은 책‘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라는 책. 재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주는 책이다. 책을 끝까지 읽는 편이 아닌데 이 책은 잠을 참아가며 끝까지 읽었다.Q. 이야기를 나눠보니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 같다. (웃음)캐스팅 관련 미팅을 하다 보면 ‘보미 씨, 나이가 많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삼십 대 중반까지는 배우로서의 나이 걱정은 없을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나이가 어린 배우들이 많아서인지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어릴 때는 늘 마음이 조급했고 일에 대한 욕심도 커서 한가할 때면 늘 우울했다. ‘이건 내 거야, 이건 내가 해야 돼’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지금은 일이 없더라도 ‘다음에 좋은 작품이 오겠지’라는 막연한 여유가 생겼다.Q. 연애와 결혼에 대해예전에는 결혼 생각을 아예 안 했는데 요즘에는 서서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원래 스물여덟에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이미 지나버렸고. (웃음) 그 이후론 서른을 목표로 삼았는데 서른까지 지나 보내고 나니 이제는 좋은 사람이 생기면 언제든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조금이라도 더 예쁘고 젊을 때 결혼하고 싶다.Q. 자신의 매력 포인트너무 어려운데. (웃음) 평소 남자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편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나오는 특유의 애교가 있다고 하더라. 남자친구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애교가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애교는 여자친구들에게 더 많이 부리는 것 같다.Q. 다이어트 비결, 뷰티 TIP이번이 bnt 화보를 세 번째 찍는 건데 과거 두 번의 촬영 때보다 체중이 늘었다. 촬영을 앞둬 다이어트를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 예전에는 굶는 다이어트를 했는데 요즘에는 굶는 대신 운동을 한다.먹는 건 아예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많이 먹는 대신 꾸준히 운동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많이 떠는 편. 수다가 칼로리 소모에 도움이 된다더라. (웃음) 강아지와 산책도 꼬박꼬박 가는 편인데 그 또한 운동이 되는 것 같다. 피부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 피부과에 들러 기본 케어를 받는다. ‘1일1팩’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후로 2~3일에 한 번 꼴로 시트 마스크 팩을 꼭 하고 있다.Q. 연기 이외 특기발레가 1순위인 것 같다. 지금은 발레 대신 필라테스를 즐기고 있다. 아직도 발레 공연은 자주 보러 다닌다. 얼마 전에는 무용 공연의 해설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잘 아는 분야라 이야기하기 편하고 즐거웠다.Q. 반려견 ‘뿅이’와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물 관련 사회 이슈에도 관심이 많은지그렇다. 뿅이와 함께한 지 9년 정도 됐다. 봉사활동, 각종 후원활동 등을 하고 있다. 집에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돼 비교적 간단한 촬영을 할 때는 데리고 다닌다. 촬영이 길어질 때는 친한 친구에게 강아지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Q. 꼭 이루고 싶은 꿈아줌마 배우가 되고 싶다. 오래오래, 롱런하고 싶다.Q. 앞으로의 계획최근 7년 정도는 미니시리즈밖에 안 했더라. 이제는 어머니들이 좋아하시는 일일극, 주말극에 도전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예능도 거부하지 않고 나가 볼 생각이다.Q. 강아지와 함께 출연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당연히 응할 것 같다.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뿅이와 함께 촬영했던 ‘빅이슈’ 화보도 강아지와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다.Q.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나 혼자 산다’. (웃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출연해보고 싶다.Q. 마지막으로 한마디앞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오늘 화보도 열심히 재미있게 찍은 만큼 많은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에디터: 마채림포토: 김연중의상: 맘누리, 프리뷰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선글라스: 블랙까발리에 by 모다루네쯔시계: 망고스틴주얼리: 만치노(MANCINO)헤어: 에스휴 졸리 부원장메이크업: 에스휴 송미 실장장소: 상생장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