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차 산업시대를 맞은 자동차 커뮤니케이션의 변화③

입력 2017-08-30 08:00
수정 2017-08-30 09:05
오토타임즈 플러스가 창간 200호를 맞아 미래 자동차 특집을 준비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제조물로 떠오른 자동차의 미래 변화를 통해 달라질 미래사회까지 조망해 보자는 취지다. 특히 미래에는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등이 자동차를 매개로 직접 연결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미래 자동차가 표현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집중 취재했다. 편집자

-HMI, 자동차와 사람을 연결, 편의·안전 위한 필수 요소

연결성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인간과 자동차 간 관계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지고 있다. 운전자의 단순조작을 통한 일방적 제어가 아니라 상호 소통을 활용한 새로운 영향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이는 '인간-기계' 간 사용자 환경, 즉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기반으로 한다. HMI는 효율적으로 기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으로, 기술 발전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로도 부상하고 있다.

HMI는 오래 전부터 진화해 왔다. 흔히 말하는 인체공학적 설계가 대표적이다. 운전, 탑승 등의 활동이 발생하는 실내에서 주로 나타난다. '조작'이라는 기능성과 시각, 촉각으로 느끼는 심미성 때문에 디자인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현대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준 독일 바우하우스의 철학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와 일맥상통한다.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형태와 환경을 조성해 궁극적인 조작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 완성차회사가 신차의 실내 디자인을 두고 ‘항공기의 콕핏을 본떴다’란 문장을 자주 쓰는 건 그 만큼 복잡한 각종 계기와 조작부를 운전자 중심의 접근하기 쉬운 위치와 구조로 배치했다고 표현하는 셈이다.



HMI 구현은 운전자행동을 분석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조작빈도에 따라 운전자와의 거리를 달리하거나 최적의 각도를 찾아내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 운전자에게 속도, 엔진회전수 등의 주요 정보를 보여주는 계기판은 시선 분산을 막기 위해 디지털 모니터화되거나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다. 경적만 있던 스티어링 휠은 오디오, 블루투스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은 물론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까지 마련해 운전중 손의 움직임을 줄였다. 전자식 자동변속기는 레버 대신 버튼이나 다이얼로 형태를 달리하기도 했다.

운전 외 편의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센터페시아는 HMI의 집약체로 꼽힌다. 과거엔 다양한 버튼과 다이얼로 빼곡했으나 오디오와 에어컨을 그룹핑하면서 간결하게 처리한 게 대표적이다. 이후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발달과 터치스크린을 쓰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누르고 돌리던 조작방식에서 화면을 직접 다루는 간편함으로 바뀐 것. 그러나 직접 보면서 조작하느라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적되면서 나온 게 음성과 행동 인식이다. 조작을 위한 입출력의 원리는 같지만 직관적인 제어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인간의 오감을 적극 활용하면서 발전 가능성을 확대한 셈이다.



HMI는 텔레매틱스 출현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1996년 GM이 선보인 텔레매틱스 시스템 '온스타'는 콜센터를 활용한 목적지 길안내, 식사·숙박 예약과 GPS 위치 파악, 보안 강화, 사고 파악 등의 기능을 가졌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등장은 텔레매틱스를 극대화했다. 마치 스마트폰을 리모컨 삼아 차를 제어할 수 있어서다. 업계가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한 연결성 강화를 지속한 과정중에 벤츠, BMW 등은 원격제어 주차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하기도 했다.

HMI는 편의를 넘어서 안전성 향상의 필수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위험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자동차의 전반적인 상태와 주행조건 등을 운전자가 모두 책임져야 했으나 차 스스로 진단하고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건 물론 운전자 상태까지 고려하는 체계를 정립하고 있다. 여기에는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 후측방 사각지대 경보장치 등이 포함된다.

나아가 운전자의 감정과 눈 깜박임, 심박수, 체온 등을 측정, 분석해 만족도 높은 주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처럼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은 자연스럽게 운전을 대신하는 자율주행으로 향한다.



자율주행시대를 맞는 HMI는 그 기능과 형태의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된다. 주행중 차내에서 벌어지는 상황 역시 지금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운전 대신 업무나 휴식이 가능해지면서 차 실내는 움직이는 라운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인공지능과 함께 가상 개인비서 역할까지 수행할 전망이다. 이 처럼 인간공학을 넘어서 사용자를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제품으로 진화하는 것. HMI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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