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아마추어 레이싱, 과감히 도전하세요!"

입력 2017-06-23 07:20
"'욕심은 버리고 즐기자'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성적에 대한 부담만큼이나 '차가 상하면 안되는데...'라는 걱정이 크니까요. 무리하기보다 가장 좋아하는 레이싱을 오랫동안 만끽하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만난 이동현(신우모터스) 선수는 현재 아반떼컵 마스터즈에 출전중인 레이서다. 아반떼컵 마스터즈는 아마추어 대회지만 경기 수준이 높은 걸로 유명하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가 공인한 경기에 입상 경력이 있는 선수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일종의 '왕중왕전'이다. 이동현 선수는 이번 시즌 이 대회에서 2경기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선수 역시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런 것처럼 생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터스포츠만의 매력을 생각하면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이 선수 설명이다. 경기가 없는 주말에도 경주차를 타고 서킷을 달릴 생각에 머릿속이 꽉 찰 정도로 레이싱에 푹 빠져 있다.

이동현 선수는 2011년 태백에서 열린 타임트라이얼 대회로 모터스포츠에 입문했다. 이 선수는 자동차 특성화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교에서 수학했을 정도로 평소 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학교 특성 상 자동차와 모터스포츠를 자주 접하면서 직접 선수로 출전까지 하게 됐다. 타임트라이얼은 경주차간 직접적인 순위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서킷을 달린 시간을 측정하는 경기다.

"모터스포츠에 선수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다행히 대학교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죠. 우선 경주차를 몰고 대회에 나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부터 고민했습니다. 대학생 신분으로는 경제적인 제약도 많았고, 일반 공도에서 운전 연습을 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짐카나 대회에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차에 대한 움직임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도움도 많이 됐습니다"

짐카나는 카트와 함께 자동차 경주의 입문 단계로 각광을 받는 경기다. 흔히 '콘'이라 부르는 파일런을 일정 간격으로 배치, 사이를 지그재그로 오가는 슬라럼을 비롯해 S자 코스, 급회전, 연속 회전 등으로 코스를 만들고 완주 시간을 측정해 겨루는 방식이다. 자동차경주협회 공식 대회는 물론 동호회와 자동차 브랜드의 이벤트성 대회까지 열려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짐카나를 거쳐 타임트라이얼에서 레이싱 즐거움을 느끼던 이동현 선수는 잠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경제적인 문제 등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다. 2015년 이 선수의 복귀전은 원메이크 대회에서 성사됐다. 원메이크 레이싱은 동일한 차종을 가지고 순위를 겨루는 대회로, 튜닝을 최소한으로 허용해 드라이버의 실력이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경기다.

"2015년엔 쉐보레 아베오를 비롯해 다양한 원메이크 경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원메이크 레이싱은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매력이었어요. 대회 특성 상 안전장비만 갖추면 순정 상태에서 크게 손보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으니까요. 세팅부터 정비까지 순정품을 사용하니 다른 대회보다 비용이 적게 들더라고요. 아마추어로 경기를 즐기기에 적합하다고 생각 합니다"

원메이크 레이스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다 해도 일반인이 단순 취미로 즐기기엔 만만찮은 돈이 필요하다. 아무리 순정 상태의 경주차와 일반 부품을 이용한다 해도 국산 준중형 기준 2,000만원대의 차를 구매하고, 매경기마다 각종 소모품과 타이어 및 손상된 부위를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선수는 적극적인 노력과 약간의 행운(?)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마침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수입차 정비업을 하며 모터스포츠에 오랫동안 연을 맺고 있던 신우모터스가 활동하고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원메이크 레이싱을 준비하면서 신우모터스에 제 발로 찾아가 지원을 부탁드렸습니다. 좋은 연을 맺고 지금 즐겁게 레이싱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고 있죠.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동현 선수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아마추어 레이싱에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정보를 모아보면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는 성취감이 아마추어 레이싱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경기 한 경기 경험이 쌓이고, 공감대를 가진 다른 선수들과 교류하면서 레이스를 더 알아가는 재미도 대단하죠. 정말로 레이싱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겁부터 먹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는 게 어떨까요? 용기와 열정이 있다면 문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현대차 포함 38개 차종 40만3,000여대 리콜

▶ 자동차, 12V 배터리가 48V로 진화하는 이유

▶ 자동차 소비자, 와이파이 이용에 '돈 내겠다'

▶ [하이빔]새 공정위, 車업계 적폐도 청산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