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vs 벤츠', 국내 서비스도 '맞장'

입력 2017-06-15 07:20
-BMW코리아, 서비스 투자 확대로 벤츠 견제-벤츠코리아, "기업마다 철학 따라 제 갈길 가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BMW와 벤츠가 한국 내 서비스 투자 및 사회공헌에서도 이른바 '맞장'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 끌기에 적극 나서는 형국이다. 둘 모두 외국계 기업이지만 한국 내 투자 규모 등을 앞세워 '한국 기업' 색깔을 입히는 것.

15일 양사에 따르면 먼저 BMW코리아는 최근 경기도 안성에 해외법인 중 세계 최대 규모인 새로운 부품물류센터(Regional Distribution Center, 이하 RDC)를 열었다. 사업비 1,300억원을 투자,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히 제기한 서비스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BMW 는 재고 부품 보유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소비자 요구에 신속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부품이 없어 서비스 시간이 지연되는 사례를 크게 줄였다는 의미다.

이처럼 과감한(?) 국내 투자를 두고 완성차업계는 BMW코리아가 이제는 양적 팽창과 함께 서비스 개선에 확실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확장 이전한 벤츠코리아 안성 물류센터의 예비 부품 보유가 3만개에 머물고 있음을 의식, 보유 부품 수만 8만6,000개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어서다.

그러자 벤츠코리아도 반격에 나섰다. 규모는 BMW코리아보다 작아도 실질적으로 수요가 많은 부품의 재고를 많이 확보, 서비스 시간 단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비스 수요가 많은 서울과 부산은 하루에 2회 배송을 진행하는가 하면 야간 배송도 진행 중이라고 맞받았다.

양사의 국내 투자 자존심 경쟁은 사회공헌으로도 옮겨 붙었다. 대표적으로 BMW코리아는 지난 2011년 미래재단 설립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기부 금액이 22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중 단연 최고 금액이며, 국내에 진출한 수많은 외국계 기업 중에서도 상위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또한 770억원을 들여 2014년 오픈한 BMW 드라이빙 센터 구축도 자랑거리다. 아울러 BMW 본사에 공급하는 한국 기업 1차 협력 업체도 28곳에 이를 만큼 한국과 독일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벤츠코리아의 사회공헌은 다소 뒤늦은 2014년 본격 시작됐다. BMW코리아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벤츠코리아 또한 '사회공헌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교통안전과 산학협동, 그리고 사회참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벤츠는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인력을 본사로 보내 많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을 앞세우고 있다. 사회공헌의 규모보다 내용 면에서 한국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양사 지난해 판매 합치면 르노삼성보다 많아-판매 성장 떠나 이제는 한국 사회 뿌리 내려야

양사가 서비스 확대와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자존심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국내 판매 확대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양사의 국내 승용 판매대수는 무려 11만3,434대로 쌍용차(10만355대)와 르노삼성(11만1,087대)보다 많다. 게다가 판매 제품이 대부분 비교적 고가(高價)임을 감안할 때 이제는 서비스 및 사회공헌 확대가 추가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자리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BMW코리아 관계자는 "양적 성장은 새로운 제품으로 추구할 수 있지만 질적(서비스) 성장은 소비자에게 인정받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그간 서비스 투자와 사회공헌을 꾸준하게 이어온 것 또한 한국 사회 일원으로서 BMW코리아의 역할을 다하려는 진정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BMW코리아가 은근 국내 서비스 및 사회공헌 부문에서 벤츠코리아와 다르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마다 추구하는 방향과 철학이 다르다"며 "벤츠코리아도 한국 내 다양한 서비스 투자 및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BMW코리아, X3·X4 스페셜 에디션 출시▶ 현대차, 수입 상용차와 '억' 소리 나는 전쟁▶ [하이빔]폭스바겐, '스캔들은 스캔들, 제품은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