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을 루시드, 1,000마력 EV 출격 임박

입력 2017-05-03 07:25
중국 자본으로 테슬라 핵심 기술진이 모여 설립된EV기업 루시드모터스가 첫 양산차 '루시드 에어'의 실내 디자인을 공개했다.



3일 루시드모터스에 따르면 신차의 실내는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레이아웃에 각 소재의 질감을 부각시킨 게 특징이다. 각 디자인 요소는 캘리포니아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해안가 풍경이 아름다운 산타 크루즈,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국경 사이에 자리잡은 타호 호수, 기아차 대형 SUV 차명으로도 유명한 모하비 사막, LA 서해안에 위치한 산타 모니카 등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의 특징적인 요소를 실내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수 마그누손 루시드모터스 색상·소재·마감(CMF) 담당 임원은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프리미엄 이동 경험을 선사하는 게 디자인 목표"라며 "루시드모터스의 고향이자 세계에서 가장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캘리포니아의 자연환경이 우리에게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루시드가 '본 투 캘리포니아(born to California)'를 강조하는 건 브랜드 이미지를 세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루시드모터스의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다. 외형적으론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전형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보이지만 투자 자금의 출처와 설립 과정 등을 살펴보면 루시드는 중국계 회사다.

루시드모터스의 전신은 2007년 설립된 배터리 전문기업 아티에바다. 아티에바는 중국 전기버스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전기차 생산·판매 사업에 뛰어들면서 사명을 지금의 루시드모터스로 바꿨다. 2014년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러에코(LeEco)로부터 1억달러(한화 약 1,16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후 베이징자동차는 자금을 회수했지만 지난해 기준 루시드에 투입된 자금 1억3,100만달러(약 1,480억원)의 출처는 중국계 러에코와 칭(tsing) 캐피탈을 중심으로 스미토모, 벤록, 자프코(JAFCO) 등 미국과 일본의 벤처 투자자금으로 구성돼 있다.

창립 멤버는 오라클의 임원이었던 샘 웽과 테슬라 부사장 출신 버나드 체다. 최고 경영자(CEO)를 맡았던 버나드 체는 테슬라의 첫 양산차 로드스터를 비롯해 여러 차종의 설계에 참여했다. 2003~2007년 사업개발과 배터리팩 생산 등을 책임지며 테슬라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인물로 평가 받는다. 공동설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샘 웽은 오라클 임원 출신 기술자로 배터리 시스템과 드라이브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루시드의 성공을 예견하는 업계 전문가들은 회사의 강점으로 '맨파워'를 꼽는다. 임직원은 300여 명으로 테슬라와 폭스바겐, 마쓰다 등 자동차 업계 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루시드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피터 로린슨은 테슬라 모델S를 개발한 주역이다. 폭스바겐 디자이너 출신 데렉 젠킨스 부사장은 루시드의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든 장본인이다.

루시드의 기술 경쟁력은 모터스포츠 업계에서도 인정 받았다. '전기차의 F1'으로 불리는 포뮬러E에 2018-2019 시즌부터 독점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맥라렌과 소니와 협업,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경주차용 배터리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포뮬러E 규정에 따르면 배터리팩 무게는 250㎏ 이하로 용량은 54㎾h, 최고 전력 공급 능력 2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첫 번째 양산차 루시드 에어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최초 공개됐다. 최고1,000마력, 0→100㎞/h 도달 시간 2.5초,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 640㎞ 이상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삼성 SDI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태블릿 PC를 연상케 하는 디스플레이, 이스라엘 모빌아이와 협업으로 개발한 첨단 운전자 지원장치(ADAS), 30개 이상 스피커로 구성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외부 소음을 역위상 음파로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뒷좌석 55도 리클라이닝 등 다양한 편의 및 안전품목도 고루 갖췄다. 2018년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대당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올해 2월부터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루시드모터스의 생산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담당한다. 회사는 2,000여 명 이상의 고용 계획과 함께 신차 출고를 2018년으로 예고했다. 현재 건설 중인 애리조나 공장의 생산규모는 연 2만대, 2022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3만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전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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