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엑스포, 개막 앞두고 참가업체 이탈 '파행'

입력 2017-03-12 16:55
수정 2017-03-12 17:52
국제전기차엑스포가 개막을 눈 앞에두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LG화학과 BMW 등을비롯해 상당수 업체가 참가 철회 의사를 밝혀 대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엑스포 조직위에따르면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4회 전기차엑스포에 참가업체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참가 예정이었던 LG화학, SK에너지, BMW 등이 행사 1주일을 앞두고 전격 불참 의사를 나타낸 것. 마지막까지 참가 여부를 놓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닛산 역시 불참한다. 그 뿐 아니라일부 주요 업체들은 부스 규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140개 이상 참여 예정이던 중소업체들 역시 연달아 이탈하는 모습이다.

전기차엑스포의 파행은 연초부터 조짐이 보였다. 현대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BMW, 닛산, 대림자동차 등 완성차업체 5곳을 비롯해 삼성SDI, LG화학 등 대기업 2곳 등 대형 업체들이 참가 결정 이후 계약금을 주최측에 내지 않으며 참가 확정을 미뤄 와서다. 주요 업체들이 참가 여부를 고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품, 충전 등 이미 참가를 결정한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도 대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행사 준비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새나왔다. 올해 전기차엑스포는 행사장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벗어나 인근 여미지식물원 등 중문단지 일대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야외부스 설치를 위해 조직위가 준비한 설비들이 참가 업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포에 참가하는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엑스포 참가를 놓고 회사 내에서 찬반으로 의견이 나뉘던걸 어렵게 설득했다"며 "그런데 실제 현장에 와보니 부스 형태나 각종 설치물들의 상태, 운영행태 등이 국제행사에 걸맞은 수준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엑스포 개막을 1주일 앞두고 업체들의 참가 철회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그 만큼 행사의 당위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직위측은 그러나 전기차업계의 소극적인 태도가 아쉽다는 입장이다.조직위 관계자는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는 지역"이라며 "전기차 업체들은 중앙정부의 지원금 외에 제주도의 전기차 보조금과 제주 스마트그리드 등을 통해 많은 혜택을 보고 있음에도 전기차 발전을 위한 행사에 너무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차는 이제 막 태동기를 지나 발전에 가속도를 붙여 가는 단계"라며 "눈 앞의 실익도 중요하지만 함께 성장해 나갈 '가족'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에선 사드(THAAD)로 불거진 한중 외교마찰이 엑스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지만조직위측은 "참여 의사를 밝혔던 중국업체 일부가 계약을 취소하고, 참가규모를 줄이겠다는 곳도 있지만 언론에 알려진 만큼영향이 큰 건 아니다"라며 "오히려 베이징, 지리 등 중국 대형 전기차 업체들과 엑스포 현장에서 한중전기차협회(가칭) 설립을 위한 MOU 체결식을 진행하는 등 전기차를 통한 양국 관계 개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업체들의불참이 잇따르면서 엑스포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조직위가 밝힌 올해 엑스포 예산 규모는 20억~30억 원 수준. 이 가운데 환경부 1억 원, 산업자원부 4억 원, 도비 4억 원 등 9억 원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받는다. 나머지 예산은 참가업체들의 부스 사용료와 입장료 등으로 이뤄진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업체들의 참가비로 충당하는 만큼 수억 원대에 달하는 비용 조달이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전기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엑스포의 행사 방향성을 명확히하고 업계 종사자들에게 매력적인 행사로 탈바꿈시킬 필요가 있다"며 "행사 초창기와 달리 전기차 민간보급 신청을 엑스포 현장이 아닌 각 브랜드 전시장에서 받을 수 있고, 매해 열리는 컨퍼런스가 업체들 입장에선 중요성이 높지 않은 데다 행사 규모와 운영능력도 4년 전과 비교해나아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는 3월17~23일 제주중문관광단지 일대에서 개최한다. 참여업체는 당초 밝혔던200여 개에서 140여 개로 줄었다.조직위측은 올해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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