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인턴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공감을 이야기하는 로맨스가 찾아온다.영화 ‘커피 메이트 (감독 이현하)’의 언론시사회가 2월20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현하 감독, 오지호, 윤진서가 참석했다.‘커피 메이트’는 커피 메이트가 된 두 남녀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들을 공유하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 공감 로맨스로, 배우 오지호와 윤진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이와 관련 이현하 감독은 “관객이 ‘커피 메이트’라는 제목에서 소울 메이트를 연상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후 작품의 연출과 시나리오 집필 동기를 밝혔다.“카페에 앉아서 밖을 보고 있을 때 통유리 하나가 현실 사이에 있을 뿐인데도 일상과 분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카페에 혼자 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사람 중 한 명과 우연히 얘기한다고 했을 때, 다시 창 밖 너머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서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커피 메이트’는 상업 영화이면서 상업 영화답지 않은 연출을 고수한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행동 대신 스크린 너머로 커피 향이 전해져 오는 블랙 커피를 앞두고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 신이 극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이에 러닝 타임 111분을 오직 자신이 연기하는 희수의 감정선과 대사로만 이끌어가야 하는 중책을 맡은 오지호와, 그와 마찬가지로 절제된 감정과 다량의 대사로 인영을 표현해야 했던 윤진서의 한마디에 취재진의 눈길이 모였다.
먼저 신비로운 매력의 가구 디자이너 희수를 연기한 오지호는 “제가 좀 암기력이 있다. 여타 작품들을 촬영하면서 대사 때문에 고민한 적이 없었다”며 입을 열었다.덧붙여 “그러나 ‘커피 메이트’는 그런 제게도 벅찬 대사량을 안겨줬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게다가 제가 대사를 잘 외웠는지 감독님께서 자꾸 ‘트랙 인(대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동 촬영 방법)’으로 촬영하셔서 ‘너무 잘 외워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기 17년차에게도 어려운 역할임을 고백했다.이어 외로움에 익숙해진 주부 인영을 연기한 윤진서는 “저도 대사를 외우는 게 어려웠다”며. “감독님이 집필하셨던 대사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평소 말보다 고상해서, 단어를 다르게 표현하는 부분이 힘들었다. 특히, 대사가 많은 카페 신의 전날 밤에는 한두 시간 밖에 못 자고 촬영장에 갔다”고 운을 뗐다.더불어 그는 “그간 작품마다 극중 인물과 저 윤진서를 비교했다”며, “인영의 경우 제 성격과의 유사함을 판단하는 것이 애매하긴 하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굉장히 많은 부분들에서 공감을 느꼈다. 인영이 인간으로서 사회에서 걸어 나가는 길과 고민의 지점들이 평상시의 저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고 자신이 느끼는 극중 인물을 말해 관심을 모았다.개봉에 앞서 영화를 관람하면서 ‘커피 메이트’는 기존 상업 영화와 달라도 너무 다른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안방극장에서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 소위 ‘막장 드라마’에 너무도 오랫동안 노출됐던 탓일까. 매력 있는 남성과 그를 의식하는 아름다운 여성이 서로를 흠모하는 영화의 초반부만 봤을 때 결론은 이미 뻔해보였다.그동안 미디어는 주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사람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랑 또한 정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왔고, 그것은 ‘커피 메이트’ 또한 마찬가지일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일탈 로맨스’나 불륜 대신 사랑과 비밀 그리고 공감이었다.
이에 대해 이현하 감독은 “배우나 감독이라는 직업은 소위 정상이라고 불리는 직장인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산다”고 밝혔다.“일상이나 현실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정상성의 사회가 있다.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비정상이 되는데, 그것은 사랑도 마찬가지다. 선입견을 제외하고 스킨십 없이 등장인물들의 교감을 펼쳐보면 어떤 형태의 사랑이 나올까 궁금했다. 아마 그것은 선입견을 가진 정상의 사랑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추측 아래 영화를 만들었다.”이어 그는 “기존의 상업 영화와 ‘커피 메이트’는 결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관객들이 어렵게 느낄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개념보다 내면에 솔직한 영화라는 점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비밀이 있다. 하나씩 있을 법한 자기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관객의 공감을 불러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여기에 오지호 또한“개인적으로 이런 로맨스 영화에 애착을 갖고 동경했지만 연기가 어려웠던 탓에 잠시 손을 놨었다”며 말을 보탰다.덧붙여“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한 영화가 바로 ‘커피 메이트’다. 혹자는 우리 영화를 ‘일탈 로맨스’라고 규졍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영화는 일탈보다 ‘공감 로맨스’가 더 어울린다.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올 영화다”고 시놉시스에 가려져 있는 작품의 진심을 소개했다.카페에서 우연히 친구가 된 미혼 남성과 유부녀 그리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까지.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작품의 기승전결을 술술 이야기할 수 있는 막장 혹은 불륜극의 정석이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기자의 생각은 스크린을 통해 작품을 만나고 감독과 출연진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전면 해체됐다.‘커피 메이트’는 만인이 평등하게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영화라는 특수성을 통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비밀을 나누는 두 사람의 감춰졌던 진실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을 가늠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 이현하 감독의 물음 속에, 관객은 타인과 소통하면서 은연 중 가슴 속에 쌓아뒀던 감정을 공감이라는 형태 속에 마주할 것이다.한편 영화 ‘커피 메이트’는 3월1일 개봉한다.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