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타임즈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향후 전개될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미리 예측하는 미래 기획을 마련했다. 과거 10년이 내연기관의 정점이었다면 앞으로 전개될 10년은 다양한 에너지원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단기적 미래를 진단, 예측하는 기획이다. 최근 봇물처럼 터지는 자동차와 IT의 융합,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이 과연 10년 후 한국 사회의 자동차 시대를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을까? 본지는 2026년 자동차 미래기획을 위해 국민대학교 유지수 교수(자동차산업), 국민대학교 송인호 교수(자동차 디자인),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경영컨설팅과 이항영 특임교수(소비 트렌드), 그리고 한국카쉐어링 하호선 대표(자동차 소비 트렌드)를 찾아 '2026년 자동차의 미래'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이들 전문가들의 답변을 통해 미래 자동차 사회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편집자 주>.
자율주행, 전기차, 카셰어링, 온라인구매 등 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 분야에선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하며 어느 때보다 빠른 변화의 징조가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10년 이후 자동차 소비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에 대해 본지는 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이자 '대한민국 토탈트렌드 2017'의 저자인 한국 열린사이버 대학교 이항영 특임교수를 찾았다. 그에게 물어본 것은 2026년 자동차 소비 트렌드다. 어떤 대답을 내놨을까.
-소비자 구매에 있어 자동차가 다른 재화와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일반 재화와 마찬가지로 필수 소비재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기만의 만족도도 크게 작용하지만 치약이나 속옷과 달리 혼자 쓰는 게 아니라 도로위에 굴러다닌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10년 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의하는가
"향후 소비자들의 에너지세이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 이외 길 위에 돌아다니는 전기차가 눈에 띄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변화가 와 닿지 않을 뿐이다. 각 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절대적으로 나서는 만큼 전기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구매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중국의 경우 현재 연간 5만대 수준의 전기차 보급을 4년 뒤인 2020년에는 50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환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증가하고 있기에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카셰어링 등 자동차 부문에 있어 공유 경제는 10년 뒤에는 어느 정도로 성장하는가
"공유경제의 대표겪인 카셰어링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를 캥거루족들이 늘고 있으며, 일자리도 없어 면허를 따는 나이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자동차 소유 개념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카셰어링과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현재 청년층은 먹고살기 힘든 세대다. 자동차 구매 욕구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유가 버겁다. 자연스럽게 구매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포브스 등 일부 해외 유력 언론에서 지적하기에 한국의 경우 카셰어링 사업에 알맞은 토양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성장하려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 부분이 더디다. 그래서 한국에서 자동차 공유경제가 느리게 확산은 되지만 결국은 대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O2O(Online to Online)' 서비스 중 특히 택시 어플리케이션이 최근 몇 년 동안 각광을 받았다. 이용자 입장에서 어떤 부분이 주효했을까? 향후 자동차 소비 트렌드에 변화를 줄까
"카카오택시의 경우 콜택시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주효했다. 이전에는 위치정보와 탑승시간 등 정보를 미리 말해줘야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고, 여성 이용자는 자신의 목소리가 노출돼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이런 불편사항을 한 번에 해결했던 것이 바로 택시앱이다. 그러나 서비스 측면에서 현재보다 더욱 진보할 부분은 없을 것 같다. 고급 콜택시인 카카오블랙 같은 경우도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그 예다"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의 소비력은 높아질 것인가
"통계적으로 자동차 구매에 있어 35~40%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제 운전자들의 절반이 여자이며 가족 단위의 경우 최종 구매에 있어 여성이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기 때문에 추후에는 구매 성비가 5:5로 갈 수 밖에 없다. 자동차는 복잡한 제품이지만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답은 명확하다. 여러 기능이 있지만 모두 인지하지 못하며 사용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여전히 디자인 등 가시적인 부분을 어필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는 여성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TV 홈쇼핑으로 자동차 구매가 허용될 방침이다. 온라인 판매도 일부 기업에서 검토 중인데 자동차도 온라인 판매 시대가 올 수 있을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전체의 44%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다. 자동차도 예외일 수 없다. 자동차를 포함한 고가 재화의 경우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미 그런 구매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서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또 소비자 입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시장 운영 등 비용 절감을,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서다. 물론 기존 영업소의 반발이 클 수 있지만 이는 새로운 것들의 등장에 대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온라인 마켓이 등장 할 때만 해도 백화점의 반발이 심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구매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시장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미국에서 전체 인구의 35%에 해당될 정도로 주력 소비층에 해당된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자동차 구매 의지는 과거 10년보다 확연히 떨어지고 있다는 게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는 비단 자동차 뿐 아니라 주택의 소유 의지도 마찬가지다. 기업에서도 알고 대비해야 한다. 실제 주요 선진국에선 시장의 성장이 끝난 상태다. 중국이나 인도 등 이머징 마켓에서만 더욱 집중할 수 없는 만큼 우리나라도 성숙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수입차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인가
"전체 시장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며 이제는 점유율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에서 수입차는 절대 안 된다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수입차 점유율이 10%에만 도달해도 현대차가 망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국산차 및 수입차에 대한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 중 하나가 기존 체계를 거부하는 것인데, 국경이 없는 시대에서 굳이 자동차의 국적을 따질 이유가 없다. 전체 자동차 시장은 크게 늘지 않겠지만 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수입차의 지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당장 30%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항영 특임교수 프로필
서울대 정치학 학사
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사
現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경영컨설팅학과 특임교수
現 머니투데이방송위원
前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저서)대한민국 토탈트렌드 2017, 미국주식이 답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 [창간특집]2026년 자동차 시대를 미리보다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