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서 대형 SUV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전체 시장 침체와 다르게 성장세를 꾸준하게 나타내고 있어서다.24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최근 가장 주목받는브랜드는메르세데스-벤츠다. 부분변경과 함께 이름을 바꾼 GLE가올해 10월까지 2,341대가 등록된 것. 지난해 같은 기간 ML클래스로 판매된 830대보다 세 배(282%) 이상 늘었다.대형 SUV로선 이례적인 증가세다.
아우디 Q7 또한올해 10월까지 963대를 등록해 판매중지로 침체된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지난해 570대보다 68.9% 성장한 것. 직접적인 경쟁차로 꼽히는 볼보 2세대 XC90은 7월부터 10월까지 524대가 판매됐다. 이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도 약진 중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9.8% 증가한 1,153대, 레인지로버는 2.6% 늘어난 780대다. 혼다 파일럿도 세대교체를 하면서 610대를 내보냈다. 지난해 42대에 비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다.반면 '강남 싼타페'라 불리던 포르쉐 카이엔은 심상치 않다. 지난해(1,293대)보다 17.6% 하락한 1,066대에 그쳤다.다양한 경쟁 제품이 카이엔의 독주를 흔들었고, 제품이 등장한 지도 시간이 흘러 수요가 한풀 꺾였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프리미엄 SUV 시장을 이끌며 벤츠 GLE와 맞붙던 BMW X5도 1,556대에 그쳐전년(1,677대)보다 7.2% 하락했다. 쿠페형인 X6는 1,386대로 같은 기간(1,756대) 21.1%나 떨어졌다.
새롭게 수입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 진출하는 제품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9월 재규어가 출시한 F페이스는 두 달간 318대를 내보냈고,마세라티도 지난 22일 첫 SUV 르반떼를 투입해 성장을 노리고 있다.이미 200여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진 상태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질수록 소비는 양극화되는데,서서히 고급 세단 수요가 프리미엄 SUV로 이동하는 중"이라며 "이는 비단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런 추세에 비춰 현대차도 제네시스 SUV를 서둘러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프리미엄 대형 SUV 수요는 계속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추세에 맞춰 벤츠는 최근 GLE 쿠페와 GLS를 출시해 SUV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외 벤틀리는 벤테이가를,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선택 폭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중국산 EV 한국 진출, 성공 가능성은?▶ 환경부, 자동차 탄소포인트로 연간 10만원 혜택▶ 유럽 표시연비, 실효율과 무려 42% 차이▶ [기자파일]그랜저는 쏘나타를 먹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