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배우 이선구

입력 2016-09-09 16:39
[이주신 기자] 모든 배우가 그러하듯 자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시기가 가장 힘들 것이다. 그런 시기를 견디고 당당히 안방극장에 등장한 배우 이선구는 넘어지면 또 다시 일어나는 끈끈한 의지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냉정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가진 그를 bnt 화보에서 만나봤다. 실제로 만난 그는 가슴 따뜻하고 순수한 남자였다. 가슴속에 열정이 불타고 있고 누구보다 더 연기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었다. 공중파 첫 드라마 ‘여자의 비밀’로 잠시 마나 그의 갈증을 해소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연기가 기대되는 배우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여 앞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그는 진정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첫 화보 촬영이라 어제 밤에 수분 크림도 바르고 잤다. (웃음) 한 달 전부터 잡혀 있던 스케줄이라 준비도 많이 하고 기대했다. 막상 와서 촬영해 보니 잘한 것 같다. 예쁘게 촬영해 주셔서 매우 만족스럽다.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포마드 스타일의 헤어에 스모키 메이크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밝고 부드러운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서 센 이미지를 한번쯤은 보여주고 싶었다. 다들 영화는 주로 깡패 역을 많이 했지만 연극은 멜로만 해서 좀 더 강해 보이고 싶었다. Q. 데뷔가 궁금하다. 내 꿈은 모델이었다. 말 주변도 별로 없고 잘 못해서 말을 안 하는 모델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집안에서 형과 누나가 너무 잘 나가서 나는 관심을 받지 못했었다.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진로를 선택할 때 평범하게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방송 카메라 감독인 사촌형님이 나에게 와서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니 너 하고 싶은 것을 해라’며 내 가슴속에 남아 있던 작은 불씨를 지피고 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 경찰공무원 책을 보는데 하얀 색은 종이이고 검은 색은 글씨로만 보였다. 아무것도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틀 만에 책을 덮고 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내가 전공했던 것도 아니고 배운 적도 없으니 실력을 쌓기 위해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고시원에 살면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배웠다. 연기를 배우면서 방송국이나 영화사에 프로필을 돌리고 드라마 ‘아테나’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Q. 어릴 적부터 연기나 모델 일에 관심이 있었나.큰 형님이 연출을 전공했다. 누님도 아역모델을 했었다. 가족들이 다 이쪽으로 끼가 있는 것 같다. 아버지는 노래를 했었고 어머니는 무용을 했다. 형, 누나가 너무 잘 나가서 어머니가 나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결국 내가 이렇게 배우가 됐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다 예술적 피가 흐른다.Q. 일일 드라마 ‘여자의 비밀’이 첫 드라마다. 소감은.공중파는 첫 드라마다. 그 동안 단역만 하다가 배역에 호흡이 길고 캐릭터를 가지고 종영 때까지 가는 역할은 처음이다.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기대도 많이 되고 의미가 깊다. 촬영하는 것이 재미도 있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연극은 한두 달 연습해서 완벽한 걸 보여주는데 드라마는 쪽 대본도 나올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소화해 내야 한다. 내가 경험이 없으니 부담을 갖고 시작했다. 드라마는 연기력으로 부딪치는 게 아니고 기술적으로도 소화해 내야 한다. 카메라 앞에서야 하는 각도나 진행되는 상황을 맞춰서 가야 하는 것이 연기만을 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다 지금까지 왔는데 지금은 적응이 된 편이다. 그래서 이제는 시청률이나 댓글이 신경 쓰인다. (웃음)Q. 현재 드라마 ‘여자의 비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감은 하는지.가족들과 지인 친구들이 다 알아봐 주고 연락 없었던 친구들도 SNS로 연락이 온다. 그리고 동네 자주 가는 국밥 집이 있는데 아주머니가 드라마를 보는데 거기 나오는 사람이랑 너무 닮았다며 그런 얘기 안 듣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게 나라고 했더니 너무 놀라시더라. 식당에 밥 먹으러 가면 꼭 한 분쯤은 알아봐 주신다. Q. 드라마 속 ‘순복이의 수호천사’로 여성 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순복이 김윤서 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떠한가. 매우 좋다. 배우로써 비슷한 부분이 많다. 처음에는 내가 낯을 많이 가려서 어색했다. 나중에 친해지고 보니 애교도 많고 성격이 털털해서 악역이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감기에 걸려서 쌍화차와 유자차를 사다 줬다. (웃음) Q. 김윤서 씨와의 에피소드는. 드라마 속에서 정말 많이 맞는다. 그런데 태어나서 여자한테 처음으로 따귀를 맞았다. 김윤서 씨 손이 찰지더라. 얼굴에 싹 감기고 멍까지 들었다. 손이 아주 매웠다. Q. 드라마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내 연기에 만족한 날이 가장 즐겁고 그날 촬영이 일찍 끝나면 더 좋고 끝나고 맥주 한 잔 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Q. 그렇다면 힘들었던 점은.힘든 점은 없다. 매일 감사하게 연기하고 있다. 내가 땀이 많아서 매니저나 헤어 메이크업 분들이 힘들다. 드라마 촬영을 할 때 한 여름인데 배역의 특성상 목에 있는 문신을 가리기 위해 터틀넥을 입었다. 그런데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너무 덥다’, ‘더워 보인다’라는 댓글이 수두룩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셔츠로 바꿨다. 목 뒤에 문신을 매번 네임 펜으로 그리는데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지워지는 날이 있다. 한번은 깜빡 하고 휴지를 그대로 대고 들어간 적도 있다. (웃음)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중 모시고 있는 변일구라는 배역이 있는데 사랑하는 순복이를 건드려서 내가 대신 맞겠다고 했다. 그래서 복싱장에서 맞는 장면이 있는데 그분이 전직 선수였고 지금은 액션팀에 있는 액션 배우셨다. 처음에는 카메라 각도만 잡고 포인트만 잡는 줄 알고 장면을 위해 터치 가능하니 좀 해달라고 했는데 이미 그분은 그럴 생각이었다고 했다. 나름 다음 연기를 생각해 놨는데 한대 맞고 바로 쓰러졌다. 되게 짧은 장면이었는데 바지에서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힘들었고 세 시간 정도 맞은 것 같다. 그 다음날 얼굴에 주사 맞은 것처럼 퉁퉁 부어있었다. 이틀째가 되니 멍이 들었다. (웃음) 작가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나도 액션을 많이 배워서 7대1 정도는 가능하니 때리는 장면 한번만 넣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웃음)Q. 연기자의 길이 쉽지 않다. 연기를 포기하고 싶었을 때는 언제인가. 지금 회사를 만나기 전에는 거의 혼자 다녔다. 프로필 작업을 해서 영화 제작사를 찾아서 돌렸다. 30곳에 넣으면 한 군데서 연락이 온다. 회사가 있고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 조감독이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을 해도 회사가 없으면 단역으로 내려가거나 불러주질 않는다. 이미 연기가 너무 좋아진 시기라 연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연극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또 영화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프로필을 돌리다 보면 또다시 시련에 빠지고 그걸 반복하다 보니 기간이 짧아진다. 이제는 몇 시간 흐르면 훌훌 털고 일어난다. 극복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 시기이다. Q. 드라마 속 이미지처럼 실물을 보니 더욱더 이선구 씨에게 보호 받고 싶은 생각이 든다. 평소 성격은 어떤지.아니다. 나는 막내라서 안기고 싶다. (웃음) 장남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애교도 굉장히 많고 보이는 이미지랑은 반전 매력이 많다. 내성적이고 말도 많지 않다. 그래서 주변에 말 많은 활발한 친구들이 많다. Q. 이상형이 궁금하다. 매일 변한다. (웃음) 키 크고 마른 사람도 좋고 작고 귀여운 사람도 좋다. 도시적인 이미지였으면 좋겠고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다. 사실 겉모습은 안 본다. 말이 잘 통하고 나랑 싸움이 안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싸우는 것이 너무 싫다. 나는 다 맞춰주고 속으로 삭히고 술이나 운동으로 화를 푸는 편이다. Q. 연예인 중에 이상형.스테파니 리. 여성스러운 외모에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도시적인 이미지이다.Q. 특별히 친한 연예인은.김윤서 씨랑 친하다. (웃음) 윤서 씨랑은 베스트 프렌드다. 가끔 술도 마시고 차도 마시면서 연기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친구들은 없다. Q. 취미는 무엇인지.운동이다. 모든 운동을 다 좋아하고 연예인 농구팀에서도 활동하고 있고 집 앞이 석촌 호수가 있어서 혼자 자주 뛴다. 그리고 드라이브나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Q. 다음에 연기를 한다면 해보고 싶은 캐릭터와 함께 하고 싶은 배우는.진한 멜로를 하고 싶다. 김희애 선배님과 ‘밀회’ 같은 도발적인 그런 사랑을 하는 역을 하고 싶다. 중년의 여배우와의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그런 절절한 로맨스를 해 보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은.일단 드라마 잘 마무리하고 다음 작품 신중하게 선택해서 또 다른 새로운 모습과 역할을 하고 싶다.Q. bnt 가족들에게 한마디. 눈물겹다. 이런 관심 너무 뜻밖이고 부족한 상황들이 채워지는 그런 것들이 지금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연기를 더 잘해서 보답하고 싶다. 기획 진행: 이주신, 황연도포토: bnt포토그래퍼 박지나의상: 슈퍼스타아이, 잭앤질, 브루노바피슈즈: 슈퍼스타아이, 푼크트시계: 시티즌벨트: 푼크트헤어: 김활란 뮤제네프 디자이너 구예영메이크업: 김활란 뮤제네프 디자이너 지희장소: 더부스(THE BOOTH) 삼성역점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