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안전 비결은 연간 1,600회 충돌시험

입력 2016-09-08 12:44
수정 2016-09-18 16:13
'토요타, 2015년 충돌테스트 최고 등급 최다 브랜드', '토요타 프리우스, 충돌테스트 전 영역 만점'

자동차제조사들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안전성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지표로 '충돌테스트'를이용한다.대표적인 시험기관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다. IIHS는 전면과 측면 충돌, 지붕 차체 강성, 실내 머리지지대와 좌석 안전도, 스몰 오버랩 충돌 등 5개 테스트를 진행한 후각각에 등급을 매긴다. 여기서 최고 수준인 G(Good) 등급을 받고 전방추돌방지 시스템까지 갖추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라는 지위를 부여한다.최고 지위를 획득한 차는'뛰어나게 안전한 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충돌테스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한국 등 각 나라 기준에맞춰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IIHS가 2015년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등급(TSP+)을 가장 많이 받은 브랜드다. 무려 9개 차종(렉서스, 싸이언 포함)이다. 올 상반기 내놓은 4세대 프리우스도 무난히 TSP+를 차지했다. 전 영역 충돌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았다.

토요타가 충돌테스트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수많은 사전 테스트를 거치는 덕분이다. 토요타는 일본 히가시후지연구소 동쪽에 위치한 안전연구동에서 신차 충돌시험을 진행한다. 여러 형태의 충돌상황을 구현할 수 있는 가로 280m, 세로 190m의 옥내 시험장이다. 이 곳에선선행 개발을 위해 차종 당 40회, 연간 1,600회의 실차시험을한다.

충돌 방식도 다양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하는 장애물 충돌과 차대차 전면 및 측면 충돌을 비롯해 옵셋 전면 충돌, 롤 오버 시험 등을 치른다. 장애물 충돌은 콘크리트벽과 하니컴 등에 충돌하는 형태다. 2t에 이르는 차를 최고 140㎞/h의 속도로 충돌시킨다. 차대차 시험은 0도에서 90도까지 15도마다 각도를 바꿔 부딪친다.롤 오버 시험은 트립 오버, 폴 오버 등 5종으로 구성한다. 트립 오버는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넘어지는 상황을 가정하고, 풀 오버는 벼랑에서 차가 횡전하면서 떨어지는 사고를 모의한다.



지난 29일 히가시후지연구소에서 방문자를대상으로실제 충돌시험이 진행됐다. 신형 프리우스의 전측면 충돌이다. 사고상황을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2.5t의 철제 장애물을 15도 꺾인 각도에서 시속 90㎞로 충격했다.10초의 카운트가 시작되고 "쾅"하는 울림과 함께 프리우스의 잔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의 충돌이었지만 직접 마주한 장애물의 파괴력은 상당했다. 프리우스의 앞범퍼가 반 이상 구겨졌고 철제 장애물의 손상 정도도 심각했다.

충돌시험 직후 주변을 정리하고 차를 살폈다. 처음엔 자동차 누전 유무를 확인했다. 스스로 발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충돌면의 도어가 열리는 지도 점검했다. 도어의 개방성은 구조활동과 연결된 중요한 부분이다. 프리우스는 범퍼가 심하게 찌그러졌지만 캐빈의 변형이 적어 문이 쉽게 열렸다. 격렬한 충돌 속에서도 고강도 캐빈과 에어백 전개가 탑승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운전석 더미의 손상 정도도 계측했다. 경중을 1~100으로 구분해 수치를 매겼다.조수석과 2열의 상태도 파악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카의 경우는 누전 방지 등 안정성을 확인하고 PCU, 전기모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체크했다. 향후 차체를 구성하는 철판과 부품 등은 연구소로 보내 충격 정도에 따른 이상을 살핀다.



충돌실험실 곳곳엔 흰색 천막이있다. 더미의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충돌을 위해 마련한 시험차 위쪽에는 밝은 조명이 위치하고, 그 아래 바닥은 고강도 유리로 구성했다. 사방에서 충돌장면을 녹화하고 이를 선행차 개발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연간 1,600회의 실차실험을 통해 최고의 안전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까지 900만 대가 넘는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지만 누전 등의 안전사고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전측면 충돌시험을 추가하면서 강도를 높였으나 오히려 캐빈의 변형이 감소하는 등 거듭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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