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심장, PEVE공장을 가다
일본 도쿄에서 고속철을 타고 1시간30분 정도 달리면 나타나는시즈오카현 코사이시.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심장을 만드는 PEVE 오모리공장이 있는 곳이다. PEVE는 ‘프라임어스 EV 에너지(Primearth EV Energy)’의 앞글자를 모아 이름을 붙인 회사로, 지난 1996년 토요타와 파나소닉이 함께 설립했다. 현재 토요타가 80.5%의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로 운영하고 있다.
오모리공장은 프리우스와 캠리, 아쿠아, 렉서스 등에 들어가는니켈수소 배터리를 연간 50만 대 정도 생산한다.리튬이온 배터리도 일부 만들고 있다. PEVE가 보유한 사카이주쿠공장과 미야기공장에서도 배터리를 생산하지만 규모로는 오모리공장이 가장 크다는 게 안내를 맡은PEVE 홍보팀 우스이 토모히로 씨의 설명이다.
PEVE는 지난 1996년 생산을 시작해 누계 100만 대를 달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토요타가 1997년 하이브리드를 처음 내놓은 뒤 100만 대 판매에 도달하기까지 10년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후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배터리 또한 올해 2월 기준으로 누적생산 900만 대를 기록했다.
우스이 씨는 "PEVE 공장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과 팩에 이르는 모든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며 "팩을 완성하면 토요타 완성차공장으로 보내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PEVE가 가장 내세우는 건 공장부지 내에 함께 마련한 배터리 일괄 시험시설이다. 지난 2011년부터 시험시설을 갖춰 현재는 3개 시험동을 운영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실험조건을 적용한다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과충전 및 낙하, 연소, 수몰, 열충격, 내압 등의 모든 실험을 수행하되 조건만큼은 가장 가혹하다는 것. 예를 들어 배터리 성능시험의 경우 영하 40도에서 영상 72도를 극한으로 설정했고, 압축강도는 140t, 낙하시험은 6~11m를 조건으로 한다.최대 800V까지 전압을 올렸을 때 열을 냉각하는 시험도 한다.
우스이 씨는 "현재까지 생산한 900만 대의 배터리 가운데 리콜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출고에 앞서 전수검사를 통해 품질안정화를 지속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PEVE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전략의 핵심 계열사나 다름없다. 그리고 '핵심 부품은 직접 만든다'는 기업철학에 따라 파나소식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 2010년부터 토요타 자회사로 편입했다.물론 여기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니켈수소 배터리다. 이를 두고 경쟁사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토요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며, 니켈수소 배터리는 안정성이 리튬이온에 비해 이미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장 견학 후 만난 토요타 하이브리드 프로젝트 매니저 후시키 부장은 "니켈수소도 기술혁신을 통해 리튬이온 수준까지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며 "4세대 프리우스에 리튬이온을 일부 탑재한 건 토요타 또한 배터리에 대해 잘 알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차원"이라고 선을 긋는다.
토요타는 따라서같은 성능조건일 때 리튬이온이 니켈수소에 비해 셀의 숫자가 적어 15.8㎏ 가볍지만 리튬이온을 프리우스에 더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리튬이온의 안정화가 100% 확보될 때까지 니켈수소 소재를 쓰겠다는 얘기다.
한편, 오모리공장은 토요타 외의 완성차회사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히노와 마쓰다, 미국의 버스회사 등이다. 한국의 경우도 9년 전 현대자동차 엑센트에 배터리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 기술관리부 오타니 마사시 부장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외부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토요타가 제시하는 이산화탄소 감축 대응 플랜에 따라 공장을 운영한다"며 "친환경차를 위한 배터리 제조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직원들 대부분이 하이브리드카 운행으로 탄소절감에 기여하는 것도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코사이시(일본)=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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