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한 번만 볼 사람은 없을 걸?

입력 2016-04-22 14:16
수정 2016-04-22 17:56
[bnt뉴스 김희경 기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마자 필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개봉 날짜를 확인했다. 아마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개봉된 뒤 한 번도 보지 않을 사람은 있을지언정, 딱 한 번만 보고 말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후회할 거다”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 이하 ‘시빌 워’)는 힘을 합쳐 세계를 구하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라는 시스템을 토대로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팀 캡틴과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팀 아이언맨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시빌 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성장시킬 촉매제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는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있는 모든 작품과 캐릭터가 공유하고 있는 공통적인 세계관을 일컫는다. 마블은 이 MCU를 바탕으로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까지 손을 뻗어가며 마블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이언맨’(2008)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MCU의 첫 번째 단계를 밟아간 마블은 ‘어벤져스’(2012)를 통해 1조7,068억5000만원이라는 순수익을 얻으며 성공적인 첫 막을 내렸다.이어진 2막에서 마블 히어로들은 기존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히어로까지 등장시키며 본격적인 세계관의 확장을 보였다. 그리고 전편에 기록한 흥행 성적을 모두 갈아치우는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마블의 새로운 도전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MCU의 세 번째 단계로 접어드는 ‘시빌 워’는 등장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영웅의 철학 전쟁, 틀림 아닌 다름의 이야기‘시빌 워’는 기존 마블 시리즈 영화와 다르게 빌런(악당)과 히어로의 싸움이 아닌, 영웅과 영웅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악을 위해 싸우는 히어로들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들의 반복인 만큼 희생자가 없을 수 없었던 터. 이에 전 세계 정부들은 어벤져스를민간단체가 아닌 공공단체로 규정,이를 관리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어벤져스의 활동을규제하고자 한다. 그러자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는 “어벤져스는 자유롭게 활동해야 한다”라며 이를 반대했고,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스스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부의 의견을 찬성한다.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어벤져스’의 주축을 이끌고 있는 히어로이자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히어로들이다. 그렇기에 ‘시빌 워’는 영화화가 확정된 이후 가장 많은 화제와 우려를 낳기도 했다. ‘어벤져스2’에서 바로 ‘시빌 워’의 이야기를 풀어가기엔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 대중들의 생각이었다. 또 그간 마블 영화들 속 영웅들은 악을 위해 주먹을 들었기에 서로를 적대시하는 과정에 친절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루소 형제는 이러한 논란에 철학적으로, 그러나 차근히 대응한다. 영화에서 캐릭터의 내부인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 무리하게 설명적 어조로 말하지 않고, 반대로 추상적이거나 심히 불친절하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한다. 두 영웅이 서로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기준이 ‘시빌 워’의 그 적정선이다. 어벤져스를 위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각자 최선의 방식을 선택한 길이 달랐다는 것을 팀 캡틴이나 팀 아이언맨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을 지켜보는 관객은 두 입장을 모두 고려하며 보게 되고,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기보단 이러한 악조건이 만들어진 상황에 안타까워하게 된다.그간 히어로 무비는 빌런을 제압하고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을 쓰는 것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시빌 워’는 인류를 위해 서로의 이견이 부닥치고 이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이끌어가며 보다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역대 최다 히어로들의 등장, 죽은 캐릭터는 없다‘시빌 워’는 사실상 ‘어벤져스2.5’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마블 무비 사상 최대수의 히어로들이 등장하게 된다. 먼저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호크아이(제레미 레너) 등 기존에 등장하던 어벤져스 멤버들은 전보다 훨씬 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캐릭터의 맛을 살린다. 비전(폴 베타니),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워머신(돈 치들), 팔콘(안소니 마키),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 등 전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한 히어로들 또한 화려한 액션과 비중으로 더욱 많은 팬들을 생성하게 될 전망.특히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옛 동료이자 적이 된 윈터 솔져의 활약이 꽤나 두드러진다. 평화와는 거리가 먼 존재인 윈터 솔져와 반쪽짜리 우정도 잃지 않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사실상 악당이나 다름없는 윈터 솔져를 지키려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이언맨의 구도도 꽤나 흥미롭다.뿐만 아니라 ‘시빌 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 캐릭터들의 신 스틸러적인 활약도 선방을 날렸다.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말빨로 극중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앤트맨(폴 루드)과 동물적 움직임 같은 날렵하면서 우아한 액션을 보여준 블랙팬서(채드윅 보스만), 그리고 최연소 히어로이자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앗아가기 충분한 재간둥이 스파이더맨(톰 홀랜드)까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블랙팬서와 스파이더맨의 솔로 무비가 개봉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시빌 워’는 두 사람의 솔로 무비 흥행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도 있을 터.한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27일 전세계 최초 개봉된다. 러닝타임 147분. (사진출처: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포스터 및 스틸)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