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이승현 기자] 공연은 여러 배우가 한 배역에 함께 캐스팅 되는 경우가 많다. 배우들은 서로 다른 색깔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렇기에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함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자신만의 색을 입히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수년 간 함께 동고동락해온 이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까.bnt뉴스는 최근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 역으로 함께 캐스팅 된 그룹 B1A4 산들과 신우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내 장난스럽게 얘기를 나누다가도 신중히 고민하고 진지하게 답변하는 그들의 모습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게 어울리는 듯 했다.‘삼총사’는 17세기 프랑스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에 올라온 달타냥이 왕의 근위대인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삼총사를 만나 함께 왕을 위해 싸우며 벌어지는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산들과 신우는 그룹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 배우 카이와 함께 달타냥 역에 캐스팅됐다.“‘삼총사’만의 매력이 있어요. 캐릭터들이 가진 에너지도 그렇고 스토리 자체가 너무 좋아요. 마지막에 느낄 수 있는 남자들의 우정 같은 에너지들이 저한테 좋은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총 19회 공연인데 회차가 지나갈수록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산들)“작품이 워낙 좋잖아요. 티켓 예매처 상위권을 기록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겨요. 정말 재밌어서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은 뮤지컬이거든요. ‘삼총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해 주실만한 뮤지컬이에요.”(신우)◆ B1A4 산들과 신우의 이야기아이돌들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건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익숙한 풍경이 된 지 오래. 그럼에도 한 팀에서 두 멤버가 같은 공연의 같은 캐릭터로 캐스팅 된 낯설고 드문 케이스가 등장했다. 전무후무할 일에 대해 당사자들은 “장점이 많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 짓는 두 사람에게서 함께 해 온 시간만큼 쌓인 서로를 향한 믿음이 보였다.“저희 둘한테 달타냥을 제안해주셨을 때 정말 좋았어요. 저희들은 항상 붙어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캐릭터에 대해 토론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됐죠. 연습하면서도 서로한테 많이 배운 것 같아요.”(산들)한 팀으로 긴 시간 함께 해 왔지만 두 사람은 닮은 듯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두 사람은 수긍하며 “우리 성격 자체가 원래 극과 극이라 무대 위 달타냥도 분명 다르다”고 말했다. 그들은 서로 어떤 모습의 달타냥을 보여줄까.“전 늘 빨리빨리 뭔가를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저와 반대로 신우 형은 느긋한 편이죠. 이 부분이 조금 달랐어요. 그런데 달타냥은 유쾌하고 밝은 친구예요. 그러다보니 신우 형도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저랑 형 사이 공통점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어요.”(산들)
“산들이 말처럼 저희는 달라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시는 달타냥의 모습에 대해서는 분명한 교집합이 있어요. 공연 연습을 하면서 저도 그렇고 연출가님, 선배님들이 산들이한테 ‘넌 그냥 달타냥스럽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제가 산들이가 연기하는 걸 봐도 억지로 꾸며내는 게 아니라 정말 산들이만의 매력이 드러나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평소의 모습들이 달타냥에 어울리는 게 산들이의 장점이죠.”(신우)“사실 초반에 캐릭터를 잡는데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 혼란 속에서 점점 저만의 달타냥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제 달타냥의 매력은 반전스러운 모습?(웃음) 평소 제 모습을 생각하고 오신다면 굉장히 다른 제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연습하는 동안에는 정말 달타냥 그 자체로 살았어요. 주변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고 해주시니 스스로에게 더 확신도 생겼죠. 저희 둘의 공연을 본 관객분들께서는 아마 분명 다르지만 서로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있다고 느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신우)B1A4 멤버들이 다 같이 숙소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 활동을 할 때는 서로 모니터링을 해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멤버들의 응원에 대해 묻자 산들은 “뮤지컬을 시작한 초반과 달리 이제는 서로를 믿는 마음이 큰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예전에 숙소 생활할 때 연습 끝나고 지쳐서 돌아오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팠다고 공찬이가 말해주더라고요. 근데 이제는 작품에 들어간다고 말하면 보러 갈테니 재미있게 하라고 응원해주죠. 개인 활동을 해도 서로 잘 해낼 거란 믿음이 커진 것 같아요.”(산들)
두 사람은 ‘삼총사’ 연습에 몰입을 해야 할 시기에 월드투어 ‘비원에이포 어드벤처 2016 라이브(B1A4 Adventure 2016 Live)’를 떠났다. 연습과 맞물린 투어 일정에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은 입 모아 “그렇지 않았다”고 답하며 가수와 배우, 두 가지 일에 고른 애정을 내비쳤다.“과정이 힘들다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하나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 상황에 몰입하기까지 여러 가지 일적인 부분에 있어서 여유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잘 해내고 싶고 반드시 해내야 하는 문제니까 틈틈이 준비해 나갔죠.”(신우)“신우 형은 먼저 준비를 해서 보여드리는 편이라면 저는 부딪혀서 경험하는 편이에요. 투어가 겹쳤을 땐 달타냥이란 큰 그림의 액자 틀만 정리해서 가야겠단 생각이었어요. 디테일한 부분들은 선배님들이랑 연출님이랑 연습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그려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멀티가 잘 안 되는 편이라 월드투어 무대에 집중하고 돌아와서 뮤지컬에 몰입해야겠다고 생각했죠(웃음).”(산들)◆ 두 배우의 이야기‘삼총사’의 백미는 앙상블을 포함한 배우들이 정확한 합을 맞춰 선보이는 무술 장면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배우들은 서로 약속된 동작을 정확하게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이와 같은 만족감을 주기 위해 배우들은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무술 장면을 연습하던 시간이 생각이라도 났는지 입가에 미소가 만연했다.
“정말 즐겁게 연습했어요. 제가 어릴 때 나무 막대기 갖고 칼이라고 장난치고 다녔거든요. 나중에 장군이 될 거라고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그랬었죠(웃음). 그런데 ‘삼총사’에서는 진짜 펜싱 칼을 들고 연기하잖아요. 그게 너무 뿌듯한 거예요. 하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액션이란 걸 다 보여주겠단 생각이죠(웃음). 점프도 높게 하고 몸을 불 지르고 있어요. 몸은 너무 힘든데 정말 즐겁더라고요.”(산들)프레스콜 당시 배우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삼총사’ 팀의 팀워크를 짐작케 했다. 산들과 신우 역시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안 좋을 수가 없다”며 함께 하는 배우들과의 끈끈한 관계에 대해 말했다. 그들에 따르면 ‘삼총사’가 말하는 정의와 그들의 뜨거운 우정, 의리는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분출된다고.“마지막 장면에서 아토스에게 꼭 돌아오라고 말할 때 정말 그 감정이 북받쳐서 손이 덜덜 떨려요. 리허설 때도 이랬었나 싶을 정도로 뭔가 진심에 확 와 닿는 뭔가가 있단 거겠죠. 연습하면서 맞춘 호흡들과 무대 위에서 쌓은 감정들이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시킨 기분이에요. 남자들만의 의리와 우정 같은 감정들이 진실 되게 다가오니까 공연을 하면서도 내내 즐겁고 남은 회차가 아쉬울 뿐이에요. 지방 공연도 제가 가야될 것 같아요(웃음).”(산들)
이와 같이 산들과 신우는 가수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성장도 멈추지 않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앞으로 성장해 나갈 모습이 기대되는 두 사람은 연기에 대한 강한 애정을 숨김없이 보였다. 두 사람은 배우로서 오르고 싶은 무대에 대해 상상만 해도 행복해 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그들의 말에선 설렘과 함께 작품을 향한 진중함이 묻어났다.“정성화 선배님이 공연하신 뮤지컬 ‘영웅’을 봤어요. 국내외 많은 ‘영웅’ 무대에 오르신 걸 봤는데 정말 너무 멋지신 거예요. ‘영웅’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을 한국인으로서 잊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런 부분을 일깨워주는 작품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얘기기 때문에 연기하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아요. 욕심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서른, 마흔이 되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신우)“클래식한 작품도 소망하고 있는데 지금 마음속에서 제일 하고 싶은 걸 하라면 다시 한 번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주봉이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처음 뮤지컬을 시작하던 제가 아닌 지금의 제가 주봉이를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땐 제가 너무 몰랐던 건 아닐까 후회도 되고 생각도 많이 나는 작품이에요. ‘형제는 용감했다’가 저한테 너무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고 그 후에 정말 뮤지컬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에 고마운 작품이죠.”(산들)◆ 두 사람의 이야기
‘삼총사’의 많은 넘버 중 산들과 신우는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삼총사와 달타냥이 우정을 확인하는 ‘우리는 하나’를 손꼽았다. ‘우리는 하나’ 속 네 사람은 지켜야 할 게 있다면 주저하고 후회할 것 없이 함께 전진하자고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에게 그들이 삼총사와 달타냥처럼 주저할 것 없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해 물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하던 이들은 근사한 대답으로 미소 짓게 했다.“제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나 자신을 흔들리지 말고 잘 지켜내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저 자신이잖아요. 근데 이게 다른 여러 외부 요인들에 의해 흔들린다면 제가 아닌 거잖아요.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흔들리지 말고 잘 지켜나가야겠다고 생각해요.”(신우)“저는 무대에 오르는 거요. 주저할 필요가 없죠. 그 무대가 뮤지컬이든, 연기든, 콘서트든 그 무엇이든 제가 무대 위에 설 수만 있다면 죽을 때까지 꼭 지키고 싶어요. 어릴 때 선생님들이 무대 한 번 서 본 사람은 이 무대를 떠날 수 없단 우스갯소리를 얘기해주신 적이 있어요. 처음엔 이해를 못했죠. 그저 막연하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이렇게까지 제가 무대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될 줄 몰랐어요. 그만큼 한 무대 한 무대가 너무 소중해진 것 같아요.”(산들) (사진제공: 쇼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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